다사다난했던 갑오년이 가고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해돋이로 유명한 동해안이나 전국 사찰에는 관광객들이 몰렸고 이들은 저마다 소원을 빌거나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새해를 맞이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가슴 벅찬 희망과 기대를 품는 사람들과는 달리 달동네나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소외된 이웃들은 하루하루가 고되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다. 당장 한 끼 식사부터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단체와 기업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연탄 나눔은 소외 이웃들의 몸을 따뜻하게 녹이고 움츠렸던 마음까지 열게 만드는 감동의 현장이 아닐수 없다.
 
기자는 지난해 연말 조계종 사회복지재단과 불교계 유일의 장기기증 운동단체인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 경기도 고양시를 대표하는 불교 봉사단체인 천수천안불교자원봉사단의 연탄과 이불 나눔 행사를 지켜보고 수혜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성북구 정릉 달동네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김진영(76세)할머니는 "보잘 것 없는 자신을 위해 관심을 가져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주민인 박화자(71세)할머니는 "생을 마칠 때까지 고마움을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끝내 말을 잊지 못했다.
 
연탄 한 장 가격은 5백 원. 연탄을 때는 집은 하루 4~5개 정도 사용한다고 한다. 2천 5백 원이면 혹독한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따스한 온기가 이들 가정에 전달되는 것이다.
 
불교계의 각 종단들은 포교를 위한 다양한 종책을 생산해내고 성의를 다해 이를 실천하려고 한다.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펴기 위함이고 이 땅에 불국정토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취재현장을 거울삼아 불교계에 제안하고자 한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포교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확실한 포교 가운데 하나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을 찾아 진심을 갖고 다가간다면 이들의 마음 한쪽에는 불교가 마음의 안식처로 굳게 자리 잡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포교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확실한 포교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연탄이나 이불 등을 구하기 위해 기업의 후원을 받을 수 있고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을 미리 조금씩 모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마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나 불자들도 이런 좋은 일에 자신의 돈이 쓰여진다면 마다 하지 않을 것이다.

정영석 기자 / youa14@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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