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 : 16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 시간입니다. 오늘 집중인터뷰에서는 정의당 천호선 대표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호선 : 네,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네. 요즘 가장 바쁜 일은 뭡니까?
 
천호선 : 네. 뭐 저희 정의당도 작은 정당이지만 연말이 돼서 당내외 행사가 많습니다.
 
양창욱 : 여러 가지 연말 행사를 소화하고 계시는군요.
 
천호선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청와대 문건 파문이 일파만파에요. 참여정부 시절에 청와대 홍보수석을 역임하셨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은데 어떻게 바라보세요?
 
천호선 : 네. 뭐 박근혜 정권 스스로에게도, 국가에도 이게 중대한 위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뭐 권력 갈등이나 권력비리가 보통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사건은 다른 권력 갈등이나 권력비리와 차원이 다른 게요, 아시다시피 아무런 공직을 맡지 않은 사람들이 그것도 국가 운영에 대해 이견이 있거나 견해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닌 오로지 권력을 위해 암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이를 위해서 공직, 그것도 청와대 공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충성하기 위해서 권력을 악용하고 청와대는 이를 알고도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죠. 그래서 이것 자체도 문제지만 박근혜 정부가 이걸 대충 덮고 넘어가려고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이후에 박근혜 정부로써도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렵게 될 것이다, 최악인 것은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실질적으로 지시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렇게 청와대가 짜준 각본대로 검찰이 수사를 하게 된다면 그것이 앞으로 박근혜 정권에도 독이 될 것이다, 매우 치명적인 독이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그런데 이제 권력 암투인지 아닌지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아직 검찰 조사 중이잖아요?
 
천호선 : 물론 최종적으로 그렇습니다만 국민들은 그걸 이미 느끼고 있는 거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런가요. 그런데 청와대 문건이 이렇게 쉽게 유출될 수가 있나요?
 
천호선 :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접근 권한이나 출력 권한이 있는 사람이 출력해서 들고 나올 수는 있을 겁니다. 저는 요즘 그 쪽 문서 관리시스템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그러나 그런 경우도 흔적은 남게 되어 있어서 누가 했는지를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라고 보고요. 보통 청와대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죠. 청와대 기강문제인데 지금 뭐 박근혜 대통령 주장대로라면 아무 근거 없는 찌라시가 공식 보고서로 만들어진 거죠? 그것도 참 한심한 일이고, 이것이 유출되어서 기자들에게 넘어가는 것도 심각한 문제죠. 청와대 기강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과 청와대가 이전투구의 난장판이 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유출도 문제인건 맞지만 문건유출은 박근혜 주변의 권력 암투, 정윤회, 박지만 게이트가 드러난 하나의 돌출 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저는 유출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본질은 아니라고 봅니다.

양창욱 : 네. 그러니까 문건이 이렇게 좀 유출될 수도 있고, 또 유출한 배경이나 한 사람을 찾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참여 정부 때도 이런 비선 실세 논란이 좀 있었잖아요?

천호선 : 네. 비선 실세가 국어사전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좀 정확하게 해두자면 공직을 맞지 않은 사람도 대통령이 불러서 이런 저런 의견이나 민심을 들을 수 있죠.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아니라 이들이 권력에 직접 개입하고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더 나아가서는 이번처럼 청와대 공직자들을 부하처럼 부리는 거 아닙니까? 만약에 사실이라면? 그런 의미의 비선실세는 참여정부 때는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런 점이 좀 다르네요.
 
천호선 : 네.
 
양창욱 : 그런데 비선실세라는 게 어떤 거고, 꼭 필요한 건지 존재의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천호선 : 글쎄요, 비선 실세는 전 없어야 한다고 없애야 한다고 봅니다. 비공식적인 자문과는 다른 것이고요. 그런데 항상 독버섯처럼 생겨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경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비공식적인 자문은 그건 뭐 뒤집어 씌워서 공격할 것은 아니기 때문에 뭐 비공식적으로 대통령 또는 청와대가 모든 것을 다 알지는 않지 않습니까? 놓치는 일도 있고, 또 공식 조직이 의도적으로 눈감는 일도 있을 겁니다. 그것도 전문적인 견해나 시중의 여론을 참고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이 가능하면 그렇게 비공식적으로 듣는 것보다는 그런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식적이고, 책임 있는 자리를 주는 것이 맞고요. 뭐 공직을 맡을 수도 있고, 각 분야 위원의 위원 같은 것을 줄 수 있죠. 그런데 이제 어떤 경우든 더 중요한 것은 여러 의견을 듣고 참고는 하되 공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서 거르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제기 되었던 문체부 건처럼 비선 실세의 자녀를 위해서 과장을 자르는데 대통령의 권력이 사용됐다면 그것은 심각한 권력 남용이고, 비선 실세의 권력 개입이 되는 것이겠죠.
 
양창욱 : 사실이라면 그렇다는 거겠죠?
 
천호선 : 네, 그렇습니다.
 
양창욱 : 네. 정윤회 문건 파문 앞으로 어떻게 조사되어야 한다고 보세요?
 
천호선 : 얼마 전 여론조사, 며칠 전이죠?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도 국민의 70%는 믿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예견 조사가 있었습니다. 이미 국민들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도 그것이 진실이라거나 진실의 전부라고 믿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렇게 보고요. 소위 최 모 경위가 목숨을 스스로 끊기 이전에도 그렇습니다. 아마 지금은 국민들의 불신이 더욱 커졌을 거라고 봅니다.
 
양창욱 : 최 경위의 죽음으로?
 
천호선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 국정조사도 하고 특검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고, 야권과 협조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박근혜 정부가 왜 이런 논란에 휩싸이게 됐을까요?
 
천호선 : 글쎄요, 저는 뭐 권력을 보는 시각, 그리고 주변에 처음 이런 게 문제제기가 됐을 때 대충 덮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박근혜정부가 원래 권력은 이렇게 운영되는 것이다, 라고 스스로 긴장을 놓고 있고 당연시한 것은 아닌가, 방조한 것인 아닌가,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다른 이야기 해볼게요. 통합진보당 해산 문제에 대해서 여쭙겠습니다. 진보 정당 대표로써 이 해산문제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천호선 : 네. 뭐 지금 올해 안에 헌재심판이 내려진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제 저희가 당 회의를 통해 말씀드렸지만 헌법재판소를 통해서 정당을 해산하는 것은 찬성할 수 없다, 저희 당은 이석기 의원 사건에서 드러난 통합진보당 일부 인사들의 언행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것대로 재판이 진행 중이죠. 그러니 이제 이석기 의원 사건과 통합진보당의 해산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통합진보당의 강령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당이 공식 기구를 통해 내란음모나 선동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무리한 공안 논리가 적용된 심판청구다,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예측하세요?
 
천호선 : 글쎄요, 저희가 재판결과는 함부로 예측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고요. 다만 우리 헌법이 근거하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에 따라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좀 지켜보고요. 강준만 교수라는 분이 최근에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책을 냈어요. 진보 진영 내에서의 자성의 목소리가 강합니다. 진보의 위기라는 얘기도 있고요. 진보의 미래, 진보 정당의 앞 날, 어떻게 반성하고 전망하고 계십니까?
 
천호선 : 네. 진보 정치가 2년 전에 거의 폐허가 됐습니다. 저희 정의당이 창당한 지가 이제 지난 10월 달로 갓 2년이 지났거든요? 진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너무도 컸기 때문에 저희도 욕심내지 않고 한 걸음씩 걸어왔습니다.
 
양창욱 : 왜 그렇게 컸다고 생각하세요?
 
천호선 : 네. 진보 정치의 가장 큰 부분, 신뢰와 도덕성일 텐데요. 그 부분이 소위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무너져 내렸고요. 또 하나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소위 이석기 의원 사건을 통해서 진보가 과연 북한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봅니다.
 
양창욱 : 이 대목은 그럼 명확하게 다 정리가 된 건가요?
 
천호선 : 글쎄요, 그건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아직 그것이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어 있는 거고요. 저희 정의당은 분명한 입장을 그 때도 당 내에서도, 즉 통합진보당 내에서도 갖고 있었고, 지금도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죠.
 
양창욱 : 네.
 
천호선 : 아무튼 앞으로 저희 정의당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운동권 이념과 문화에서는 벗어났고요. 현대적인 진보정당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유럽 복지국가의 경험 같은 것을 배우면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고, 과거의 정책들 중에서 비현실적인 것들은 저희가 시정하고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어떻든 지난 세월호 이후에 수천 명이 저희 당에 자발적으로 입당했습니다. 한국 정당 중에서 그래도 당원이 늘고 있는, 성장하는 유일한 정당이다, 이런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이제 새로운 대표 진보 정당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진보 진영 통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짧게 설명해주세요.
 
천호선 : 네, 뭐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요, 저희 당은 내년 초에 이제 진보 정치의 새로운 이정표를 신 강령을 통해 제출하고요. 서민을 지킬 수 있는 강한 정당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것인데요. 진보 혁신 세력들 중에 건강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을 최대한 모아서 야권의 재편 강화에 주도적으로 나설 구상을 가다듬어 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잘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천호선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지금까지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