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 : 15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계속해서 '집중인터뷰' 시간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소속 어린이 연구원들이 같은 어린이 친구들을 상대로 지난 1년간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열에 아홉은 학원을 다니고 일주일에 평균 42.2시간을 공부한다고 합니다. 카톡 감옥 등 사이버 폭력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고요. 학교 쉬는 시간이나 밤에 잠들기 전에 매일 게임을 한다고 합니다. 또 학교 등하교를 할 때 위험한 환경에 자주 노출돼 걱정이 많다고 하네요. 우선 이 조사를 직접 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 박경주 어린이를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경주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네. 먼저 자기소개 좀 부탁드려요.
 
박경주 :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에 다닌 박경주입니다.
 
양창욱 : 네. 최근에 다른 어린이 연구원들과 함께 같은 친구들을 상대로 조사를 했다고요. 어떤 조사였죠?

박경주 : 친구들이 얼마만큼 학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그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조사했어요.

양창욱 : 이 조사를 왜 하게 됐나요?
 
박경주 : 요즘 친구들이 학업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모습을 항상 보면서 한 번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해서 저희가 조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양창욱 : 기간은 얼마나 한 건가요?
 
박경주 : 한 3월쯤부터 1년 동안 했어요.
 
양창욱 : 아, 지난 3월부터 1년 가까이 했고, 조사 방법은 그럼 계속 이렇게 친구들을 직접 만나서 한 건가요?

박경주 : 네. 인터뷰를 친구들 직접 만나서 한 것도 있고, 직접 작성한 설문조사지를 나눠준 것도 있었어요.
 
양창욱 : 그러면 주로 박경주 양 같은 반 친구들인가요?
 
박경주 : 네.
 
양창욱 : 결과는 어떻게 나왔어요?
 
박경주 : 대부분 아이들이 전체적으로 학업스트레스를 되게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양창욱 :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학원은 보통 어떻게 다니나요?
 
박경주 : 학원은 매일매일 한 4-5개 정도 다니고 거의 밤늦게 들어오고, 그리고 학원숙제 때문에 새벽에 자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양창욱 : 학원을 보통 4-5개 정도 다니고, 12시 다돼서 집에 들어온다고요?
 
박경주 : 네. 거의 11시 쯤 들어와서 학원 숙제하고 새벽에 자요.
 
양창욱 : 네. 6학년 경우에 그렇다는 거예요? 몇 학년이 그렇다는 거죠?
 
박경주 : 네. 전부는 아니고, 몇몇 빼고는 대부분 그랬고, 몇 명은 그래도 학원을 많이 다니지 않는 아이가 있었어요.
 
양창욱 : 박경주 양 같은 경우는 어때요?
 
박경주 : 저는 학원을 많이 다니지 않아요. 그래서 혼자 집에서 공부해요.
 
양창욱 : 아, 상대적으로 학원에 있는 시간보다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군요?
 
박경주 : 네.
 
양창욱 : 친구들 그렇게 학원 많이 다니는 거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박경주 : 친구들이 이렇게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을 보고, 힘들었구나, 이렇게 많이 다니는 것을 보면서 친구들이 안타까웠어요.
 
양창욱 : 네. 박경주 양은 특별히 학원을 안다니는, 다른 친구들하고 다른 이유가 있나요?
 
박경주 : 저는 이제 학원에 다니면 너무 스트레스가 커져서 어릴 때 잠깐 다니다가 끊고 자기주도 학습을 시작했어요.
 
양창욱 : 그러면 구체적으로 성적은 어때요? 학원 많이 다니는 친구들에 비해서?
 
박경주 : 학원 많이 다녀도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저는 그래도 안 다니는 거에 비해서는 성적이 잘 나와요.
 
양창욱 : 다행이네요. 부모님들이 사실 학원을 가라, 마라 강요하시는 것도 많잖아요?
 
박경주 : 네.
 
양창욱 : 박경주 양 어린이 부모님께서는 그런 거 강요 안 하세요?
 
박경주 : 네. 제가 안 다닌다고 했을 대 부모님께서도 그냥 괜찮다고, 제 얘기를 들어주셨어요.
 
양창욱 : 네. 보니까 카토감옥이나 떼카 이런 말들도 지금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데 이게 어떤 의미에요?
 
박경주 : 아이들이 스마트 폰 안에서 가둬놓고 그 안에서 한 아이에 대해서 욕을 하는데 이게 만약에 걔가 힘들어서 나가게 되면 또 다시 초대하고, 또 나가면 다시 초대하는 식으로 계속 아이를 괴롭히는 거예요.
 
양창욱 : 아, 초대를 계속 반복함으로써 끊임없이 그 아이를 괴롭히는군요. 이런 사이버 폭력에도 많이 시달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럼 때카는 어떤 말인가요?
 
박경주 : 떼카는 이제 한 번에 많은 아이들이 카톡을 보내는 것으로 괴롭히는 거예요.
 
양창욱 : 아, 한 사람을 대상으로 여러 사람이 공격 비슷하게 카톡을 날리는 거군요. 이런 사이버 폭력이 지금 많이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그러나요? 아이들 사이에서?
 
박경주 : 네. 저희 학교에서는 잘 일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중학교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양창욱 :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넘어갈 때 많이 일어나는 군요. 끝으로 박경주 양 조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느낀 바가 많을 텐데 우리 어린이들이 지금 바라는 게 뭔가요? 뭘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나요?

박경주 : 이제 저희 어린이가 대부분 말하는 것을 어른들이 들어주지 않잖아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하는 말을 어른들이 잘 존중해주고, 어린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양창욱 : 네. 박경주 어린이,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경주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6학년 박경주 어린이였습니다.

양창욱 : 계속해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 복지 연구소 김은정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김은정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소장님 방금 박경주 어린이와의 인터뷰 내용 들으셨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김은정 : 경제적으로 우리나라가 풍요로워졌지만 아동들이 성장하고 있는 생활환경은 행복하지 않음을 알게 돼요. 안타깝습니다. 사실 아동의 삶의 질 만족도라든지 행복지수가 OECD국가 중 최하위지 않습니까? 저는 이 연구를 통해서 실감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더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양창욱 : 그래서 아이들이 쓴 그 연구 보고서 제목도 '공부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우리들'이에요. 그런데 이거 발제를 누가 한 건가요? 아이들 스스로 한 건가요?
 
김은정 : 그렇습니다. 사실 올해가 한국이 UN 아동관리협약 비준한지 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협약에는 아동의 권리 중에 참여권이 있는데요. 우리 어린이재단에서 이 참여권의 일환으로 어린이 연구원들을 지난 5월 달에 모집하고 이들에게 권리 교육을 시키고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세상은 어떤지 그리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기 환경들을 살펴보게 했는데 다섯 개 모둠으로 나누어져서 그 다섯 개 주제 중에 그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마련한 것 중 하나가 '공부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우리들'입니다.

양창욱 : 네. 그러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소속 어린이 연구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김은정 : 지금 1기가 25명이 작년 한 해 끝났고요. 올해는 23명입니다.
 
양창욱 : 네. 이 어린이 연구원들께서 이제 연구를 하시고...
 
김은정 : 네, 그런데 저희는 어린이 연구원을 모집하게 되고 이들의 권리교육을 시키게 된 이유는 이들의 눈높이에서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양창욱 : 네. 연구 결과에 대해서 부모님들 반응이 제일 궁금합니다. 어떤 반응들을 보이시나요?
 
김은정 : 남의 집 아이들도 학원가서 공부하니까 우리 아이도 뒤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지, 하면서 흘러왔는데요. 사실 이게 전반적으로 아이가 느끼는 생각은 부모들의 생각보다 더 강하잖아요. 행복하지 않은 게 더 강하게 나타나서 부모님들이 아마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도 이런 학원을 보내지 않음으로 인해서 불안심리 보다는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아이들 의견에 귀를 기울여 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고요. 또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양창욱 :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 다른 자식들 학원 많이 다니고, 늦게 오고, 공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내 자식 집에 두기가 쉽지 않을 텐데 부모님 마음이요. 극복해나요, 그걸 참고?
 
김은정 : 책상에 앉았다고 해서 공부하는 건 아니거든요. 아이들의 목소리에서 들었던 것이 내가 이 공부를 왜 해야 해요? 이 공부를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아이들이 있어요.

양창욱 : 네. 그런데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공부가 행복의 비결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해요.

김은정 : 그건 우리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착한 아이들이라서 그렇죠. 왜냐하면 부모님 하는 말씀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 가서 안정된 직업을 찾아야만 니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이러는 게 사회구나, 라고 생각해서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과반을 넘기 때문에 따라가려고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제 이게 공부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서 이들도 이제 버거워하게 되는 거죠. 사실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성장할 때는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이 3개의 면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성장해야 되는데 수면시간은 적고, 운동시간도 적고, 애들 머리만, 인지적인 측에만 너무 강압적으로 강요를 하게 되면 균형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럼 근본적으로 이거 어떤 해결책을 가져야 할까요?
 
김은정 : 네. 저희는 일단 아이들이 이렇게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부모님들이나 또는 여기와 관련된 학교 쪽에서도 좀 인식의 개선이 좀 필요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학원에서도 선행학습 위주의 학원 역할이 좀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보면 경시대회 같은 경우도 학교의 강요로, 또는 부모의 강요로 나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고요. 학교나 학원에서 내주는 시험이나 과제 때문에 공부하게 되고, 알았던 문제를 계속 반복적으로 시간 낭비하면서 해야 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학원을 선택하는 것을 부모님들이 선택 결정권을 아이들에게 줬으면 좋겠고요. 또 하나는 휴식이나 여가시간, 친구들과 놀고 가족과의 대화시간을 갖도록 하는 부모님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소장님 개인적으로 생각하시기에 초등학교 5,6학년이면 학원 몇 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세요?

김은정 : 아, 저는 개인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이가 예능을 하고 싶다고 하면 보낼 수 있는 거고요. 수학공부가 좀 떨어진다고 하면 보낼 수도 있는 거지 제가 몇 개라고 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보편적으로 몇 개, 이렇게 딱 정해지진 않는 거군요?
 
김은정 : 그렇죠.
 
양창욱 : 네, 알겠습니다. 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은정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지금까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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