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양창욱의 아침저널' 1부,
불교계의 다양한 소식들을 알아보는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오늘은 동국대 총장 선출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불교방송 보도국 홍진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홍 기자, 안녕하세요?(네, 안녕하십니까.)

[질문1] 홍 기자, 어제 저녁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어요.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였던 현 김희옥 총장이 전격 자진 사퇴했는데,
왜 사퇴한거에요?

[답변1] 네, 동국대 김희옥 총장은
어제 종단 주요 소임자 스님들과 점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종단 발전을 위해 재임을 포기해 달라는 스님들의 의견이
직간접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이후 불교계에서 김희옥 총장의 사퇴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늦게 김희옥 총장은
동국대 홈페이지에 총장경영리포트 게시판에 사퇴의 변을 밝혔습니다.
 
일부를 제가 직접 읽어보겠습니다.

"저는 지난 4년간 학교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또한 대학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재임의 뜻을 가지고
모교 발전을 위해 한 번 더 봉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종립대학의 총장직은 1회로 한정함이 좋고 연임은 적합하지 않다는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재임의 뜻을 철회하고
제18대 총장 후보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질문2]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라는 대목이 특히 주목되네요.
가장 궁금한게 스님들이 왜 사퇴 종용의 뜻을
그 이전이나 16일 이사회에서 하지 않고 어제 했냐는 거에요?

[답변2] 네 저도 이 대목이 몹시 궁금합니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종단 내부의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갑작스러운 김희옥 총장의 사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제가 김총장 사퇴 이후
동국대 관계자들과 밤늦게 까지 통화를 해봤는데요.

어떤 동문은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 사라졌다"는 강경한 반응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종단정치가 다시 학교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데,
가장 안 좋은 방법으로 행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따갑습니다.

설령 종단 주요 소임자 스님들과 학교 이사들의 의견이
종립대학 총장의 연임에 부정적이었다고 하면
지적하신대로, 16일 이사회를 통해 이사들의 뜻이 반영되면 되는데,
꼭 중간에 주요 후보가 사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질문3] 이제 김희옥 총장의 사퇴로
현재 후보는 불교학부 교수 보광스님과
영어영문학부 조의연 교수만이 남게 됐습니다.

이제 동국대 총장 선출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까?
 
[답변3] 종립대학 동국대의 차기 총장으로
사실상 보광스님이 결정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겁니다.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 득표수를 보면
김희옥 총장이 11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보광 스님이 7표, 조의연 교수가 3표를 각각 얻었습니다.
 
총추위 득표수가
곧 이사회의 지지와 총장선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 김희옥 총장과 보광스님의 2강 구도에서
주요후보 1명이 사퇴를 했다고 하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입니다.
 
특히, 김총장 사퇴에 종단의 주요 소임자 스님들의 의견이
반영 되었다는 전황까지 추가하면
불교학부 교수 보광스님이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스님에 이어  24년 만에 스님총장이 되는 일은
오는 16일 이사회의 선출 절차만 남았다고 보면 됩니다.
 
[질문4] 보광 스님을 동국대 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스님들이 김희옥 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답변4] 꼭 그렇게 단정지어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질문5] 사실 동국대 총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홍진호 기자가 제일 먼저 기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김희옥 총장의 재임 여부와 보광스님의 하마평을 거론했죠?
 
[답변5] 네. 지난 10월 15일 첫 기사를 썼는데요.
 
당시 동국대 김희옥 총장의 임기가
내년 2월 마무리 되는 가운데
차기 총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희옥 총장의 재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뒤이어 지난 2010년 김 총장과 함께
제17대 총장후보로 나온 동국대 교수 보광스님도
다시 학교 안팎에서 주요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당시 기사를 쓰기 전에 보광스님하고 통화를 했지만
 스님은 후보로 등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질문6] 동국대가 종단정치의 연장이다, 이런 얘기들이 많아요.

[답변6] 네, 먼저 총장 선출의 권한이 있는 이사회의 임원 현황을
살펴보아야 하는데요.
 
이사장에 정련스님, 그리고 스님 이사로
영담, 성타, 일면, 명신, 삼보, 심경, 호성, 미산스님이 있고요.
재가인사로 현 김희옥 총장과 안채란, 이연택, 김선근 이사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종립대학의 특성상
재단 이사에 스님 이사들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끊임없이 동국대 이사회가
종단 정치의 연장선이라는 오해와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예전에는 조계종 종단 정치가
여권은 총무원, 야권은 동국대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 종립대학 동국대가 종단과 밀접하다고 볼 수 밖에 없는것이,
재정적으로 동국대가 가진 규모와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내년 조계종의 예산이 480억 인데요,
올해 동국대의 예산은 6300억원 입니다.
 
물론 예산만 가지고 단순 비교 할 수 없지만,
종단 보다 동국대의 예산규모가 큰 것이 사실이고,
학교 산하의 병원과 각종 연구기관 등을 따지면
종립대학 동국대의 대외적인 영향력은 아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그렇기때문에 각 동문들과 불교계,
그리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종립대학 동국대가 종단의 영향력 아래 있고,
종단의 뜻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이 이번에도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해석됩니다.
 
[앵커멘트]

재정적 볼륨이 작다면 종단이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가질 리 없겠죠.

불교계에서는 인재를 잘 찾아볼 수도 없는데,
그나마 인재도 다 떠나보내는 것 같습니다.

홍 기자, 여기까지 듣죠. 말씀 잘 들었습니다.

'불교를 말하다', 불교방송 보도국 홍진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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