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모두 공화당 우세…여소야대 가능성 높아

● BBS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 (FM 101.9Mh / 07:30~09:00)
● 코너명 : ‘세계는 지금’
● 진행 : 박경수 앵커
● 출연 : 정치외교부 최재원 기자

[세계는 지금] 한주간의 지구촌 소식을 짚어보는 세계는 지금 시간입니다. 11월 4일에 미국에서 중간 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바마 2기 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는 물론, 차기 대권까지 가늠할 수 있는 선거인데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불교방송 보도국 최재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1] 미국의 중간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미국에서 선거가 어떤 식으로 치러지는지부터 알아 볼까요?

[답변 1] 네, 중간선거일이 11월 4일입니다. 20일 정도가 남았네요. 중간 선거라는 명칭이 낯설게 느껴지실 겁니다. 미국은 상원과 하원, 양원 체제지요. 중간 선거라는 것은 상원과 하원 의원들을 뽑는 선거인데요. 상하원의 양원제가 우리 의회 체계와 많이 다르죠.

의회는 입법권을 가지죠. 상원과 하원 모두 동등하게 권한을 갖습니다. 어떤 법률안이 통과되려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하죠. 상원과 하원의 차이는 대표성에 있는데요.

상원은 미국의 각 주를 대표한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의 50개 주마다 각 2명씩 모두 100명의 상원의원이 있습니다. 인구가 많은 주건 적은 주건 상원의원은 무조건 2명씩만 주어지죠. 각 주의 대표자인겁니다. 

반면에 하원은 미국의 주민들을 대표합니다. 그래서 주를 기준으로 뽑긴 하지만 인구수에 따라서 할당되는 의원 숫자가 달라집니다.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 같은 경우는 가장 많은 53명의 하원의원이 할당되죠. 반면 인구가 적은 몬테나나 알래스카주 같은 곳은 1명씩입니다. 그렇게 모두 435명의 의원으로 구성됩니다

주 정부를 대표하는 상원은 조약 비준이나 연방 고위 공무원, 대사에 대한 대통령 임명 승인 등의 권한을 가지고요, 주민을 대표하는 하원은 세입 인상안, 연방 공무원 탄핵 소추권 등을 단독으로 행사합니다.

상원의원은 임기가 6년이고, 하원의원은 임기가 2년인데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2년마다 큰 선거가 치러진다고 보면 됩니다. 2년마다 하원의원 전원을 새로 뽑고요, 임기가 6년인 상원의원은 3분의 1을 다시 뽑아요.

미국의 대통령 임기는 4년이죠. 그래서 선거가 같이 치러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가 같이 치러지면 2년 뒤에는 대선 없이 상하원 의원 선거만 치러지겠죠. 이때의 선거를 중간선거라고 합니다.

[질문 2] 그러니까 대통령이 임기의 절반을 지나 반환점을 돌 때쯤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셈이군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있겠는데요?

[질문 2] 그렇습니다. 이번 선거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선거가 치러지죠. 오바마 2기에 대한 미국 국민의 중간 심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2년 뒤인 2016년에 결정될 차기 대권의 판세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겁니다.

당연한 말씀이지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주도권을 다시 한 번 장악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야당인 공화당이 승리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급격한 레임덕에 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양당인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단 판세는 공화당이 유리합니다. 하원의 경우 일찌감치 기울어져 있었는데요. 현재 하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233석, 민주당 199석, 공석 3석으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접전을 펼치는 지역구는 35곳 안팎에 불과해요. 그래서 민주당이 판세를 뒤집고 다수당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10석을 되레 더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상원 선거 역시 공화당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다수입니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 55석, 공화당 45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공화당이 6석을 뺏어오면 상원을 장악하게 되는거죠. 경합지가 13곳으로 분류되는데 이중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에서 공화당이 앞서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야당인 공화당의 의석 숫자가 여당인 민주당을 앞지르는 여소야대 정국이 나타나게 됩니다.
 
▲ 미국 공화당의 코끼리 로고와 민주당의 당나귀 로고
이렇게 된다면 재밌는 점은 오바마 정부 역시 전임 조지 부시 정부와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되는 셈이라는 겁니다. 공화당 출신 부시 대통령도 2000년에 처음 당선된 이후 2004년에 재임했죠. 그리고 2기 행정부 출범 2년 후인 2006년에 중간선거를 치렀는데요. 이때 공화당이 민주당에 다수당의 자리를 넘겨줬습니다. 만약 이번 선거가 예측대로 흘러간다면 8년만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역할을 바꿔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 셈입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다면 집권 후반기의 오바마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게 될 겁니다. 또 민주당의 실정을 파고들면서 다가올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거죠. 반면에 민주당이 지키기에 성공한다면 불안하긴 하지만 힘의 균형이 이뤄지게 될 겁니다.

[질문 3] 공화당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오바마 2기 정부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답변 3] 네, 그렇습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 초반까지 내려왔습니다. 재임 중 대통령 지지율로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에요. 특히 2011년에 성공적인 종전을 했다고 자축했던 이라크에서 다시 내전이 일어나면서 부정적 여론도 커지고 있고요.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타계책으로 내놓은 것은 경제입니다. 자신의 경제 성과를 부각시키며 경제 분야에서 공화당과의 차이를 벌리려고 하고 있는데요. 최근 라디오 연설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졌다, 일자리도 새로 천만개 넘게 창출됐다고 밝히며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경제정책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주장하며, 선거 프레임을 ‘경제’쪽으로 가져가려 하고 있어요. 
 
▲ 버락 오바마 대통령 (사진 : AP)
그러나 미국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라는 조사결과도 나왔어요. 미국 CNBC와 올 아메리카이코노믹이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24%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들 사이에서도 지지율이 45%에 그쳐 지지층 내부에서도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만, 공화당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11% 수준으로 오바마 정부보다도 못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 같은 반응은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어도 미국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요. 그래서 공화당의 경제정책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성과 내세우기’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리고 중간선거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관심도가 낮다는 점도 민주당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지난 8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조사결과 ‘적극적으로 투표할 의사가 있다’는 유권자는 전체의 32% 수준에 그쳤습니다.

보통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은 정책 대결의 색깔이 분명할 경우 투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만, 지역선거의 성격이 강한 중간선거에서는 투표장에 잘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서 때문에 적극적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좋지 않은 구도이지요.

투표율의 경우는 최근 들어 확연히 갈리는 미국의 정치 구도와도 무관하지 않은데요. 미국은 최근 들어 중간층이 얇아지고 점차 진보와 보수의 열성 지지자들이 늘어나는 정치적 양극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부자이거나 백인, 지역적으로는 남부 및 중부의 백인이 공화당의 핵심적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미국 사회에서 자신들의 지위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일부 선정적인 언론 매체가 그러한 심리를 부추기기도 하구요. 이들은 그래서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소수 인종들은 열렬히 민주당을 지지하죠. 흑인, 히스패닉계와 아시안계들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정책 이슈에 민감한겁니다. 의료 보험 문제나 이민자 정책, 소수자 문제 등을 둘러싼 정책 싸움이 이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끔 하는거죠.

[질문 4] 일단 여러 측면에서 공화당에게 유리한 선거로 보이기는 하는데요. 흔히 정치를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생물이라고 표현합니다. 특히나 선거 판세가 더욱 예측하기가 힘든데요. 변수들이 남아있겠죠?

[답변 4] 네, 보통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죠. 남은 기간 동안 선거 판세를 뒤흔들만한 변수가 나올 수도 있구요.

이번 중간선거의 핵심은 바로 상원입니다. 하원이야 공화당이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해보이지만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가에서는 대체로 공화당의 손을 들어주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박빙이라는 신중한 분석이 나옵니다.

선거 막판 변수로는 앞서 잠깐 말씀드린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 IS 문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최대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죠. 미국인 기자들의 참수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미국인들에게는 테러나 전쟁에 대한 공포가 다시금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이걸 놓칠 리가 없죠. 지난달부터 출마자들의 정치 광고가 본격적으로 전파를 타기 시작했는데요. 테러나 전쟁을 소재로 한 내용이 두드러지게 늘어났습니다.

그동안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IS 대응을 집중 공격해왔습니다. 2011년에 섣불리 이라크 종전을 선언하더니 다시 이라크 사태에 발을 들여놓게 되지 않았느냐, 당시 잘못된 판단으로 종전을 선택해 IS 사태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식이죠. 

그런데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전격적인 IS 격퇴작전에 나서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안보 문제를 자신들의 것으로 끌어오려 하고 있는겁니다. IS 문제가 오히려 오바마의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릴 반전의 카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질문 5]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답변 5] 네,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오바마 정권의 대외 정책 방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한에 대한 정책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란 얘기인데요.

민주당이 상원을 지켜낸다면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려 할 겁니다. 그러나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오바마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서 무언가를 해보려 해도 공화당에게 계속해서 발목을 잡히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무게추를 대외 정책 쪽으로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교와 안보 정책을 통해 업적을 만들어서 집권말 레임덕을 돌파하려는 전략이죠. 이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북핵 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이 있는데, 이들의 석방 문제 역시 결과물을 만들어내려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역시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를 상당히 신경 쓸 겁니다. 북한은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내외의 정치적 이벤트들을 고려해 최대치의 효과를 거두려 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만약 올해 안에 4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국의 중간 선거 기간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합니다.

[질문 6] 이번 중간 선거를 통해서 미국의 차기 대선 주자들의 윤곽도 가려지겠군요?

[답변 6] 네, 이미 대충의 윤곽은 나와있는데요. 중간 선거는 이들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기 전에 사전 탐색전을 치르는 무대가 된다고 볼 수 있죠.

가장 유력한 후보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입니다. 남편에 이어 대권에 도전하고 있죠.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사진 : AP)
열세인 민주당으로서는 힐러리의 대중적인 인기가 절실합니다. 힐러리는 최근 들어 민주당 상원의원이나 주지사 후보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민주당 후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 유세는 그다지 반가워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도움이 안된다는거죠. 반면에 힐러리라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습니다.

힐러리의 뒤를 잇는 민주당 주자들로든 조 바이든 부통령, 메사추세츠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꼽힙니다. 그러나 모두 힐러리에게 한참 뒤쳐져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의 경우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혼전 양상입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다소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멕시코계 아내를 뒀고, 라틴계가 많은 플로리다 주지사 출신이라는 점, 개혁 성향 정책 등으로 대중의 호감을 얻고 있는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만약 힐러리 클린턴과 젭 부시가 맞붙게 된다면 남편 빌 클린턴과 형 조지 부시 간의 맞대결 이후 24년만에 리턴 매치가 되는 셈입니다.

또 공화당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미트 롬니 전 후보가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며 새로운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공화당 잠룡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에서 롬니 만큼 분주하게 뛰는 인사가 없습니다. 최근 일주일동안 7개 주를 돌며 후보 지원 유세나 선거자금 모금 활동을 벌이는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롬니는 그동안 선거에 다시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반복해 밝히면서도 상황은 바뀔 수 있다는 애매한 태도를 유지해왔습니다. 롬니는 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 저소득층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지난 대선에서 쓴잔을 마셨던 인물입니다.
 
최재원 기자 / yungrk@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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