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 불교계 주요행사와 이슈를
점검하는 취재수첩 시간입니다.

(여) 이순신 장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명량'이
연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명량대첩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배경에
우리 스님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불교계는 스님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호국의승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운동에
본격 나서기로 했습니다.

(남) 조계종 포교원은 최근 전국 불교대학 실무자들과 함께
일본 대마도에서 연수를 실시하는 등
불교대학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정영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남 앵커】

정 기자, 먼저 영화 '명량' 얘기부터 나눠보도록 하죠.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5일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가
천 7백 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역대 관객 동원 수 1위였던 영화 아바타를 제치고
흥행기록 1위로 뛰어 올랐는데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극장가에 몰릴 것으로 보여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 앵커】

이순신 장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 만큼
역사적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실제 전쟁에서도 우리 스님들의 활약이 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스님들은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장에 몸을 던졌는데요.

이러한 흔적들을 전라남도 지역의 한 사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수 흥국사는 의승수군들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흥국사 유물 전시관에서는
왼쪽 팔이 무언가에 깊숙이 베여 찢겨진 승복과
활과 화살 등 여러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여 년 전 흥국사 대웅전 해체 당시 발견된
유물에서는 3백 여 명의 의승수군 명단이 나오면서
스님들이 임진왜란 때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 들어보시죠.

[08.15일 보도/ '명량해전' 승리를 이끈 주역은?]

흥국사 스님의 말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해군에서는 자운 대사와 옥형 대사가
승장으로서 의승수군을 지휘했다고 합니다.

또 전쟁이 없는 날에는 흥국사 사찰 주변에서
활이나 칼 등의 무기를 들고 연습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야간에는 일본 왜적들이 자신들의 배를 해안가 주변에
정박해 놓고 여자들을 납치했다고 하는데요.

우리 스님들은 이를 막기 위해 보초를 서는 일도 많았다 합니다.

【남 앵커】

임진왜란 등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나섰던 스님들이 적지 않았단 얘긴데요.

하지만 이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이에 따라 불교계가 호국의승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운동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교계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스님들의 정신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나섰습니다.

조계종은 지난달 27일 조계사에서
호국의승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는데요.

우리 역사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승장과
승군을 기념하고 이들의 호국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집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자승 스님/조계종 총무원장/08.28일 보도]

"국가의 위기를 맞아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분들을
후손이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하며 추모하는지 역사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분들을 올바로 기억하는 첫걸음은
호국의승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우리 역사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승장과 승군을 기념하고
그분들의 유지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호국의승의날 국가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위원장으로 교구본사와 호국사찰 주지,
국회정각회 소속의원, 각 신도회장, 학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조계종은 우선 전국의 교구본사와 호국사찰을 중심으로
서명운동과 홍보활동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여 앵커】

호국의승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하나요?

【기자】

우선 역사적인 의의와 국가정책의 필요성이 있겠고요
다른 기념일과 유사 또는 중복이 되는 건 아닌지
또 형평성 등을 검토해 봐야합니다.

조계종은 우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호국의승의 날을 결정하고
대통령과 국회에 국민의 뜻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불교계에서는 호국의승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데 큰 장애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남 앵커】

네, 스님들의 나라사랑과 희생정신이 제대로 평가받고
올바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작업이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화제를 돌려보죠.

조계종 포교원이 불교대학 실무자들과
불교대학 활성화를 위한 연수를 진행했죠?

【기자】

네 지난달 28일부터 2박 3일 동안
일본 대마도에서 전국의 불교대학 실무자들과
토론회를 갖는 등 연수를 실시했습니다.

【여 앵커】

토론회에서 불교대학 학사 운영 현장에서 겪는
문제점들이 많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조계종 포교원 산하에 있는 불교대학은
전국에 121곳이 있습니다.

참고로 서울에 14곳, 경기도에 13곳, 부산에는 11곳,
경남에는 13곳 등 수도권과 불교세가 강한 지역에
불교대학이 많이 몰려 있는데요.

실무자들은 토론회 자리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진 확보가 어렵다,
입학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도중하차 하는 일이 많다는 등
불교대학 운영상 어려운 점들을 토로했습니다.
 
연수에 참가한 불교대학 실무자들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김수연 간사/남화사 불교대학]
 
"(입학생을)처음 모집할 때 인맥을 통해 하다보니까
불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억지로 들어와서
졸업을 하는데 도중하차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용석 교무처장/직지 불교대학]
 
"강사 섭외가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앙에서 교수들을 각 불교대학에 파견하면
불교대학에서 강사를 섭외하는데 수월하지 않을까.."
 
【남 앵커】

네, 8천명의 입학생 가운데 졸업생은
6천명을 넘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처음에 불교대학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신입생들은 많은 기대를 안고 학교에 들어오는데요.

대부분의 강의 커리큘럼이 불교교리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또 유명하거나 인기 있는 강사들은 대부분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인데요.

결국 인기 강사들을 확보하거나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여 앵커】

네, 학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느껴지는데요.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포교원의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하다면서요?

【기자】

불교대학은 포교원 산하의 신도전문교육기관인데요.

포교원의 1년 예산은 10억원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전국 불교대학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3천 8백만원 정도로 4천만원이 안되는데요.
 
전국에 불교대학이 121곳 이니까
불교대학에 들어가는 예산을 나눠보면
계산상 각 대학별로 30만원 정도입니다.
 
실제로는 더 적게 지원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포교원이 불교대학에 지원하는 예산이
한계가 있다 보니 불교대학을 운영하는 해당 사찰에서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남 앵커】

결국엔 예산 확보가 뒷따라야 한다는 지적인데
포교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방안이 궁금하군요?

【기자】

네 포교원은 먼저 이번 연수에서 나온 실무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에 열리는 학장 회의를 통해
학사 운영 등을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또 불교대학 운영이 잘 되는 사례를 공유하겠다고 밝혔고요
무엇보다 질높은 강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실무자들과
지속적으로 면담을 실시해 이러한 문제들을 풀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여 앵커】

네, 전국의 불교대학들이 신도 전문교육 기관으로서
자기 역할을 하기 위한 체계적인 운영 계획 수립과
예산 확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영석 기자 / youa14@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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