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1일 오전 10시 30분께 자강도 용림 인근에서 동해로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 자료사진

북한이 한미 합동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종료 이후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관측을 비웃듯 연일 대남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한동안 자제하던 무력시위를 UFG 훈련이 끝나자 오히려 재개했다. 북한은 1일 오전 10시 30분께 자강도 용림 인근에서 동해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은 가운데 사거리 220㎞ 정도의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18번째이며, UFG 연습 종료 이후에는 처음이다.

선전매체를 통한 대남 비방도 이어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도 “동족에 대한 적대감과 무조건적인 거부 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국제체육경기마저 북남 대결에 악용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해친 남조선 당국자들의 죄악은 그 무엇으로도 감출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북한은 이미 우리 측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인천 아시안 게임 응원단 파견도 취소한 상태다.

북한의 최근 행보는 UFG 연습 종료 이후 한반도 정세가 본격적인 대화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시각을 뒤집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 정부가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개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가 내세운 고위급 접촉 의제인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역시 북한이 호응해오지 않으면서 시기적으로 사실상 어려워졌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추석이 지나고, 날씨가 너무 추워지지 않는다면 이산가족 상봉은 할 수 있다”며 북측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다.

다만, 북한이 대화 가능성에 완전히 빗장을 건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국제사회의 반발을 의식한 ‘저강도 도발’이고,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완전히 철회하지 않는 등 ‘수위조절’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북한의 강경한 태도에는 ‘5.24조치 해제·금강산 관광 재개’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만간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기를 잡아 대화의 손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일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정은 체제는 박근혜 정부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남북 관계의 판 자체를 자신들이 끌고 가겠다는 차원에서 응원단 파견 철회 등의 행보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재원 기자 / yungrk@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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