弔 辭

존경하는 노천당(老天堂) 월하(月下) 대종사님!

대종사님의 법체미령함을 접하면서 노심초사했었는데,
이제 세연을 다하시고 원적하셨다는 부음에 슬픈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1933년 출가하신 이래 평생을
청정 수행으로 일관하시면서 계율과 화합을 중시하는
불지종가(佛之宗家) 영축총림의 법맥을 이어온 통도사의
살아있는 역사 이시자 한국불교의 거목이셨습니다.

"생사 없는 곳에 유무를 보아라(無生滅處見有無),
마음을 비우고 오고 감을 자유롭게 하면
정토의 마음을 쓸 것이다(無心去來西童用)”라고 노래하시며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이루신 큰스님 !

큰스님께서는 이와 같은 크신 깨달음을 한국불교의 발전과
중생구제를 이루는데 아낌없이 회향하셨습니다.
오직, 불교중흥의 일념으로 동국학원 이사장, 조계종 총무원장,
제9대 종정 등 종단의 주요직책을 맡으시는 법등(法燈)의
역할을 자임하여 종단의 정화와 선풍진작에 크게 기여함으로
오늘의 한국불교가 있게 하셨습니다.

또한, 큰스님께서는 “정법은 재가와 출가를 나눌 것 없고
(正法不分出在家), 한량 없는 중생들 모두 부처의 싹이 있네
(無量衆生皆佛芽)”라고 가르치시며,
대중교화에 각별한 서원을 세우시고 실천하심으로 중생제도와
불교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불보(佛寶) 통도사가 전국 곳곳에 수많은 도심 포교당을
운영하면서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사찰로 발전한 것은
평소 생활속의 불교, 중생속의 불교를 강조하시면서
중생 곁으로 다가가 적극 제도하시고자 하셨던
큰스님의 원력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열반에 드시면서 “가고 머뭄을 논하지 말라(莫論去與住),
곳곳이 나의 집이니라(處處盡吾家)”고 가르치신 큰스님 !

큰스님으로서야 무거운 육신을 내려놓는 것이
가을바람에 나뭇잎 하나 떨구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마는
아직도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은 이제
어디에서 사표를 찾으며, 그처럼 지혜와 덕망을 갖춘
가르침을 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평소 큰스님께서 한국불교와 우리사회에 드리운 공덕이
저 영축산을 덮고도 남겠기에 큰스님이 가신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만 느껴집니다.

이제, 큰스님께서 사바세계를 벗어나 대해탈,
대자유의 피안으로 가시기에 크나큰 슬픔을 뒤로한 채
큰스님의 옷깃을 놓아드리오니 부디, 덕화의 향기는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중생을 제도해 주시오소서.

한없는 존경과 그리움으로 추모의 향을 사르며,
합장 올려 큰스님의 극락왕생을 비옵니다.


문화관광부 장관 이 창 동 분향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