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불자 장애인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절을 찾지만 사찰의 높은 문턱 때문에
발길을 되돌리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에게는 여전히 불편하기만한 사찰,
무엇이 문제인지 BBS불교방송이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 순서로
장애인들이 사찰에서 어떤 불편을 겪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정영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1급 지체장애인이 된 올해 56살의 이영숙 씨.

20살 때부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기도를 하기 위해 집 주변의 절을 찾아다녔지만
대웅전 안에 들어가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인서트/이영숙/지체장애 1급]
(절에는 경사로가 없잖아요 대부분 계단식이니까
그냥 밖에서만 한 번식 보기만 하는 거죠

기자: 대웅전 안에 들어가 본 건 몇 번 있나요?

지금까지 다해도 열 번도 안돼요)

지체장애인뿐 아니라 시각 장애를 가진 불자들 역시
절을 찾을 때 겪는 불편은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10살 때 시력을 잃은 올해 52살의 강태봉 씨는
법당 안에 들어가면 비장애인들이 보내는 따가운 시선을
몸으로 느낀다고 말합니다.

[인서트/강태봉/시각장애인불자회장]
(안내견을 절에 데리고 가는 것을 꺼려하는 분들도 있고
법당에는 더욱 같이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것으로 돼있습니다
동물이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의 손과 발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장애인들이 절에 쉽게 접근하기 힘든 이유는
불교 사찰들이 대개 산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전통사찰의 경우 장애인들이 이동하기 쉽도록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해당 사찰이 문화재청 등에 요청해
문화재 형상변경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인서트/(전화녹취)도륜스님/조계종 장애인전법단장]
(사찰의 지정학적인 조건들 때문에 여러 장애인들이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결국 장애인을 위한 사찰내 편의시설 확보와
이를 위한 사찰과 관계기관간의
긴밀한 협력과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인서트/송묵스님/조계종 포교부장]
(불교계가 장애인들에게 배려를 못 해준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부처님께 업을 짓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몸의 고통을 마음으로 달래고 치유하기 위해
부처님을 찾는 장애인들.

이들에 대한 사찰의 문턱을 낮추는 일,
불교계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BBS뉴스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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