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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스님 입적,총무원장 永訣辭 >
김봉조 | 승인 2003.12.06 13:56
영 결 사

대한불교조계종(大韓佛敎曹溪宗) 제9대 종정(宗正)
노천당(老天堂) 월하대종사(月下大宗師)님

어제 영축산(靈鷲山)에 독수리가 날더니 오늘 새벽
60여년간 불지종가(佛之宗家) 통도사(通度寺)의
새벽을 비추던 달이 떨어졌습니다.
무릇 일월성신(日月星辰)과 산하대지(山河大地)와
사생구류(四生九類)는 이처럼 성주괴공(成住壞空)과
생노병사(生老病死)의 법칙(法則)에 따라 모이면 흩어지고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생멸(生滅)의 실상(實相)입니다.

오늘 대종사(大宗師)께서 늙은 하늘에서 달빛을 거두시고
대원적(大圓寂)을 보이신 것은 제불제조(諸佛諸祖)가
그러했던 것처럼 생사거래(生死去來)의 진상(眞相)을
여실(如悉)하게 보여 미륜(迷倫)을 구제코자 함이니
이 분상(分上)에서는 새단인구(塞斷人口)가 도리(道理)에
맞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별리(別離)와 슬픔은 중생의 일이라,
오늘 사부대중(四部大衆)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대종사(大宗師)를 영결(永訣)하려고 함에
가슴에는 만감(萬感)이 솟구쳐 낙동강(洛東江)은
눈물로 넘치는 듯 합니다.

이는 평소 스승의 회상(會上)에서 불조대기(佛祖大機)를
전귀장악(全歸掌握)하지 못한 제자들이 뒤늦게 허물을 깨닫고
회한(悔恨)에 사무친 소이(所以)니, 어찌 입이 있다고
방언(放言)을 하고, 몸이 있다고 치신(置身)을 할 수 있겠습니까.

老天堂 月下大宗師님.

大宗師께서는 일찍이 금강산(金剛山) 유점사에서 축발(祝髮)한 뒤,
통도사에서 구하로사(九河老師)를 모시고 대법(大法)을 배운 이래
법납(法臘)이 환력(還曆)에 이르도록 오직 정법(正法)을 지켜온
종문(宗門)의 당간지주(幢竿支柱)이었습니다.
선교(禪敎)를 겸비(兼備)하고 해행(解行)이 원만(圓滿)했으니
벽안백납(碧眼百衲)은 대종사(大宗師)의 은택(恩澤)을 입어
출신지로(出身之路)를 얻었고.
백의단월(白衣檀越)은 대종사(大宗師)를 친견(親見)하는 것만으로
삼도고(三途苦)를 면한 듯 환희심(歡喜心)을 냈습니다.
또한 수많은 천마외도(天魔外道)는 대종사(大宗師)의
봉갈(棒喝) 앞에서 야호본색(野狐本色)을 속이지 못했으니
오늘의 천하총림(天下叢林)이 이렇게 울창(鬱蒼)한 것은
모두 대종사(大宗師)의 법력(法力)에 힘입은 바라 할 것입니다.

세연(世緣)을 거두시고 격외시적(格外示蹟)을 보인 영전(靈前)에
저희들이 대종사(大宗師)를 잊지 못하는 것은 수행자(修行者)로서
보여준 엄격(嚴格)함과, 스승으로서 보여준
자비(慈悲)함 때문입니다.

대종사(大宗師)께서는 팔순(八旬)이 넘어서도 거동(擧動)할 수 있는
그날까지 손수 세탁과 소지를 마다 않으시되, 제자에 대해서는
언제나 화안애어(和顔愛語)로 대하셨으니
대저 산중노덕(山中老德)이란 스님처럼 모범(模範)을 보여야
장로(長老)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다 할 것입니다.

대종사(大宗師)께서는 이렇게 부종수교(扶宗樹敎)하시고
전법도생(傳法度生)하시되 불퇴불굴(不退不屈)로
정진(精進)하셨습니다. 때로는 세상(世上)과의 불화(不和)로
불통지옹(不通之翁)으로 불렸으나 이는 대종사(大宗師)의
본지(本旨)와는 무관(無關)한 것이었습니다.
도리어 그로 인해 종문(宗門)은 풍규(風規)를 바로 세우고
법도(法度)를 잃지 않았으니 참된 선지식(善知識)은 이렇게
순역(順逆)으로 가르침을 베푸는 것임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老天堂 月下大宗師님.

이제 대종사(大宗師)께서는 오늘로써 팔십구년(八十九年)을 타오르던
인연겁화(因緣劫火)를 다 꺼버리고 오고감에 걸림이 없는
법계(法界)의 자유인(自由人)이 되셨습니다.
대종사(大宗師)께서는 오늘 아침 마지막으로 저희들에게
이렇게 이르셨습니다.

일물탈근진(一物脫根塵)이니

두두현법신(頭頭顯法身)이라

막론거여주(莫論去與住)라

처처진오가(處處盡吾家)니라


한 물건이 이 육신을 떠나니

두두물물이 법신을 나투도다.

가고 머무는 것을 논치 말라.

곳곳이 다 나의 집이니라.

그러나 아직도 미망(迷妄)의 중생(衆生)들이 사는
사바세계(裟婆世界)는 다겁생래(多劫生來)의 업장(業障)과
무진번뇌(無盡煩惱)로 시비(是非)와 쟁투(爭鬪)가 부절(不絶)한
모습입니다. 하오니 대종사(大宗師)께서는 마지막 자비를 베푸사
이 모든 업장(業障)과 번뇌(煩惱)와 고통(苦痛)을
저 연화대(蓮花臺)의 화염(火焰)으로 함께 태워서
다시는 업화(業火)가 일지 않도록 하시옵소서.

大韓佛敎 曹溪宗 제9대 宗正 老天堂 月下大宗師님.

화중생련종불괴(火中生蓮終不壞)라, 佛祖(佛祖)의 연꽃은
불에서 피어나도 시들지 않는다 했으니 그 如如(여여)한 모습을
이 자리에서 시현(示現)하소서.


삼가 합장(合掌)하고 우러러 연꽃 한 송

김봉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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