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군사작전훈련인 키 리졸브훈련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북한과 남한의 진보단체에서 나오더니 북한영공을 통과하는 민간항공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북한당국의 발표가 나왔습니다. 정부에서는 즉각 취소하라는 발표를 하고 진보진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국회에서는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에 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의에 의해 기간을 가지고 처리하기로 하였다가 다시 싸움이 붙었습니다. 용산사태와 동의대사태에 관한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불교계에도 동두천 자재암에 관한 소송결과를 통한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에 관한 입장이 엇갈리게 나타타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이 사회에 가득 찬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것을 이해시키고 실천하는 방법론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한 가지 특이하고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카이스트의 서 남표총장이 내년 학생선발 방법을 새롭게 가지고 나타난 것입니다. 입학정원 모두를 입학시험이나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의 성적표 등을 참고하지 않고 선발을 담당하는 교수 즉 입학사정관과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선발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특정한 부분에 관한 훈련의 결과인 학교나 입학시험 성적으로는 학생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습니다. 학생을 지도하여 사회에 필요한 재목으로 길러낼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교수들이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학생이 지닌 관심이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그 방법론을 창조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입니다.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한 대안학교의 상황이 생각났습니다. 그 학교는 학생이 약 800여명이고 교사는 약 150여명이라고 했습니다. 교사 한명에 대여섯의 학생이 배운다는 사실도 놀랐는데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는 30여명이고 나머지 백 명이 넘는 교사는 학생들의 생활과 상담을 하는 전문교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 부모들이 참여하는 참여수업을 하는데 부모가 참여하지 않으면 학생을 내 보낸다고 하였습니다.




카이스트의 새로운 실험과 다른 나라이지만 대안학교의 그것은 그야말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모순과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바로 개념과 방법론의 확립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개념을 가지는 것과 올바르면서도 다른 사람과 다른 단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론을 확립하는 사람과 단체가 이 시대의 지도자요, 지도단체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법현스님( 열린선원장,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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