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돈벌이가 될까?‘ 2007년 1월에 청도군에 준공된 ’소싸움경기장‘의 근사한 내부 정경을 찍은 사진을 보면서 나오는 질문이다. 총 800억 원을 투입하여 지어진 경기장은 1만2천254석의 관람석을 가진 실내체육관이다. 돈을 투입한 단체는 청도군, 청도공영사업공사, 그리고 한국우사회이며, 경마, 경륜, 그리고 경정처럼 베팅을 하는 사행성 사업의 하나로 청도군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프로젝트다.





사업을 추진한 주체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주 2회 경기를 된다면 연간 10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이 사업을 추진하였다고 한다. 물론 경기장이 완전 가동되기 이전에는 어느 누구도 사업의 성공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청도군의 위치를 미루어 본다면 일 년에 축제처럼 열릴 때면 관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지만, 상시로 열릴 때 과연 인근 지역으로부터 소싸움을 보기 위해 원정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 경기장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소싸움은 매우 독특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다른 사행사업들 경마, 경정, 경륜, 온라인 도박, 그리고 카지노 등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돈을 버는 일은 만만치 않다. 그것도 공사처럼 주인 없는 조직이 돈을 버는 일은 정말 힘들다. 고객들에게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불받기 위해선 기계적인 업무 처리를 넘어서 정성과 혼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런데 인센티브 제도가 미약하고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기관장이 잠시 머물다 가는 조직에서 과연 돈벌이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많은 수익을 목적으로 어느 지방자치단체를 가더라도 우후죽순처럼 각종 공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공사들은 관련 기관들의 투자타당성 평가를 근거로 혈세를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사업성이라면 면에서 제대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되는 지 알 수 조차 없다. 2월 8일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되어 왔거나 부실 정도가 심한 지방공기업 15곳에 대해서 조건부 청산, 사업축소 등의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 조치를 취한 바가 있다. 공사 3군데, 공단 3군데, 상수도와 하수도가 각각 6군데와 3군데이다. 위에 소개된 청도공영사업공사 역시 행안부의 시정 명령을 받은 15군데 기관 가운데 하나이다.





근래에 금융위기는 한동안 주류를 차지해 왔던 작은 정부와 정부개입의 자제라는 기본원칙을 크게 후퇴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 활성화의 명분으로 적자 예산의 편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민영화나 작은 정부와 같은 구호들이 시대와 동떨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당분간 심각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절한 적자 재정의 편성이 불가피한 점을 충분히 인정하더라도 가능한 간접 부문을 축소하고 간접부문의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낭비를 줄여나가는 일은 계속해서 유효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 필요할 때이다.





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장,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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