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의 울림이 소리 없이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달 15일 개봉한 이 영화는 벌써 60여 만 명 이상이 관람했고, 이번 주말 1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처음 개봉관이 7개소였던 <워낭소리>의 상영관은 2월 16일 현재, 전국 296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추세라고 합니다. 영화 <워낭소리>의 성공은 오랜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우리 영화산업의 문제점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서민들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계의 주류를 이루는 상업영화가 아닙니다. 제작비도  독립,홍보영화마케팅 지원사업에서 받은 기금 4천만원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영화의 성공을 선택하는 잣대인 제작비, 마케팅, 스타 출연 등에 있어서 이 영화는 흥행적인 어떤 요소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다른 상업영화들을 밀어내고, 급기야 지난 주말 대통령까지 관람하는 영화로 주목받는 것은 순전히 작품성 때문입니다.





영화 <워낭소리>는 실제로 경북봉화에서 늙은 소와 함께 평생을 살며 9남매를 키운 최원균 노인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장에 나가도 팔리지도 않는 늙은 소, 마지막으로 노인부부가 겨울을 날 땔나무를 쌓아놓고 숨을 거두는 늙은 소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희생정신의 진면목을 보게 됩니다. 또한, 늙은 소를 위해 농약을 치지 못하고, 나뭇짐마져 나누어지는 이름 없는 촌로에게서 숭고한 성자의 모습을 엿보게 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영화 <워낭소리>와 같은 독립영화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2000년부터 지원해왔던 독립영화 홍보,마케팅 지원사업이 올해로 끊기게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를 상업영화와 비상업영화로 분류하고, 독립영화를 비상업영화로 간주하는 정책은 무리가 따를 수 있습니다. <워낭소리>와 같이 독립영화도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얼마든지 상업영화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스타인 김연아의 화려한 춤동작에 환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무대 뒤에 이렇듯 사라져가는 우리 사회의 진실의 워낭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울림들이 녹슬지 않도록 모두의 가슴을 열고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장용철(진각복지재단 사무처장,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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