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기업가 정신이다. 후진국은 기술이나 자본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업가 정신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많은 아시아나 중남미의 정부관료와 기업관리자는 세계시장의 변화에 둔감하고 전통적 사고에 젖어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부존 자원에만 과도하게 의존하여 값싼 제품의 공급자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반대로 선진국은 기업가정신이 왕성하여 기업이 세계 시장 변화를 읽고 시장틈새를 찾아내어 종업원의 창의력에 기초를 두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은 우리경제 발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수립된 1962년 이후 40여 년간 경이적인 성장을 이루어 내었는데 이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기업가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국내 총생산을 나타내는 GDP195313억에서 07$9700억으로 약746배 증가했고 실질가치로는 약 100배 증가하였다. 1인당 GDP도 같은 기간 중 명목적으로는 299배 실질적으로는 40배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우리경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성장률이 80년대 8.7%에서 2000년대 들어와서 4.7%로 하락하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80년대 12%에서 2000년대 3%로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투자부진에 덧붙여 고령화로 인하여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계속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투자가 안 되는 이유는 한국이 투자 입지로서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제조업 하십니까?”라는 말이 언제부터 유행어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경직된 노사관계, 정부규제, 반기업정서 이 세가지 요인은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고 국내 투자뿐 아니라 외국인 직접투자도 가로막아 한국의 제조업 기반을 서서히 약화시켜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조업 기반이 약화 되었기 때문에 과거 같으면 수출이 투자와 소비를 늘려 경제가 활성화되었지만 지금은 그 연결고리가 단절되었다. 수출은 많이 해도 핵심부품 및 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내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지난 40여년간 경이적인 성장의 주역이 되었던 이런 기업가들이 다수 출현하여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고 선진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기업가정신에는 자율성이 중요하다. 자율은 생명력, 창조력의 원천이다. 멧돼지하고 집돼지를 비교해보면 멧돼지는 날렵하고 집돼지는 미련하다. 왜 그런가? 멧돼지는 자율적으로 내버려두니까 날렵하고 집돼지는 집에 가두어 보호해주니까 자생력이 없고 미련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멧돼지처럼 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HP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패커드에게 어떤 사람이 미국에서 가장 존경할만한 기업이 어느 기업이냐고 물었더니 3M이라고 했다. 다시, 3M이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이냐고 물었더니 ‘3M에서는 어떤 제품이 개발될지는 모르지만 항상 새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3M이란 회사는 자율적으로 경영하기 때문에 그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기업가가 있고 기업가는 항상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기 때문에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10년 후에 뭘 먹고 사느냐고 걱정하는데 그것은 우리나라에 기업가가 많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멧돼지 같은 기업가가 되어 기회를 추구하게 되면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집에서 아이들을 기를때나 학생들을 가르칠 때 좀 더 자율을 주고 정부규제도 대폭 풀어 기업활동을 자유스럽게 하도록 함으로써 기업가정신을 제고해 나가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노부호(서강대 경영학과 노부호 교수,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이상은 2/12 논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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