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날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불놀이는 개인의 액땜과 국태민안을 빌던 민속행사입니다. 이것이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수단으로 바뀌면서 그 규모가  커지고 축제의 형태를 띠게 되었습니다. 제주의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에 대해서는 지역경제의 파급효과분석과 축제방문객의 만족도와 재방문 등에 관한 연구논문 등이 있을 정도입니다. 2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2009 제주정월대보름 들불축제'에는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국 7개 자매결연도시와 국내21개 교류도시에서 축하 사절단 및 공연단이 방문하여 축제에 참여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남시는 지난 8일 '2009년 정월대보름맞이 들불축제'를 하면서 수도권 최대 철새도래지인 '미사리 억새밭'15만㎡를 불태웠습니다. 참관한 4만5천여명은 각자 염원을 빌고 들불처럼 경제가 회복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철새도래지를 잿더미로 만들어 생태계를 파괴하였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는 순식간에 '화왕산 참사'로 변하였습니다. 사고경위에 대한 조사와 어떠한 책임추궁도 사망자를 비롯한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 수 없습니다. 3 년마다 하는 행사임에도 행사주최측이 전국에서 모이는 1만5천여명의관람객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화선 확보나 물뿌리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수사결과도 나왔습니다. 불과 바람에 대한 상관관계도 인간의 통제영역 밖입니다.





  숭례문 소실도 용산참사도 모두 불로 인한 결과입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 불조심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자연재해가 기후재앙의 징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위와 같은 인재를 더 보태는 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의 결과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순식간에 재로 만들어 버리는 불의 위력을 통해 깨우침의 경지를 얻고자 하더라도 생명의 손실에 대한 변명은 되지 않습니다. 불에 대한 외경심을 버리는 순간 화염지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어린 시절 곳곳에 보이던 불조심 표어와 포스터는 요즈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초가집이나 목조건물에서 콘크리트건물로 바뀌고 있으나 전기의 사용과 발화물질의 발달로 화재의 위험성이 오히려 증가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도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와 밀접한 들불축제라도 생태계의 파괴라는 지적과 높은 화재위험성을 충분히 감안하여 철저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배병호(성균관대 법대 교수,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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