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얼마나 갈지는 자동차산업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고 고용과 노사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현대차 생산현장의 뜻있는 조합원들이 경영위기 극복에 동참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그러나 자동차노조 집행부는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듯합니다. 현대차노조는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위기극복 실천결의대회를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기아차노조는 작업물량이 없어도 무조건 2시간 수당을 받아오던 ‘기이한’ 관행을 폐지하자는데 반발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합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세계 모든 나라가 다 겪고 있습니다. 각국이 위기극복을 위한 출발점에 같이 서있는 것입니다. 위기가 끝나는 시점에 가면 각국의 판도가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한 나라는 앞서가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뒤처져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됩니다. 위기는 몰락과 번영의 길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위기가 기회로 되는 행운은 모든 나라에게 돌아가지 못합니다. 경제주체들이 위기극복의 의지를 가지고 고통을 분담하며 협력하는 나라만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은 더욱 그렇습니다.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자금난에 처해있는 기업은 인건비를 줄이고 그 대신 직원들의 고용을 안정시키는데 노사가 힘을 합치는 것입니다. 채산성이 떨어져 적자에 시달리는 기업은 직원은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경영진은 판로를 개척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수요가 없어 조업을 단축하는 기업이라면 임금은 줄이더라도 직원들을 교육시켜 핵심 인력으로 양성해 도약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위기극복에는 경제주체들의 자발적 의지가 필수지만 이를 촉진하는 역할은정부의 몫입니다. 정부는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더라도 원칙은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위기극복을 위해서 스스로 노력하는 기업은 지원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과 노사대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 협력 중소기업과 상생하려는 기업과 힘이 약한 협력 기업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기업은 엄격히 구분해야 정부의 지원책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김태기(단국대 경제학부 교수,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이상은 1/7 논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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