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5일 성탄절에도 시급한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하여 폭력사태가 발생하였다. 국회사무처는 24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의원 각 1명과 소속 보좌직원 5명을 국회의장모욕죄와 공용물건손상죄 등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하였다.



  정부의 정책은 국회의 입법이 있어야 시행할 수 있다. 입법권은 오로지 국회에 속한다. 의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의회무용론이 거론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리티의 2008년 12월의 주요기관 여론조사에 의하면 신뢰도가 시민단체(21.8%), 정부(8.8%), 언론(8.5%), 종교단체(8.1%), 법원(8.0%), 국회(6.3%)의 순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의 2008년 10월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회의 신뢰도는 1.1%로  심각하다. 국민들의 기대치를 감안하더라도 국회의 위상은 부끄럽다고 아니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 국회에서의 무법질서는 전 세계로 즉시 보도된다. 그러면 그동안 쌓아 올린 “국가 가치(브랜드)”는 추락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찾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찾는 것과 같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한다. 의회민주주의에서 4년마다 선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총선이나 보궐선거를 통하여 민의를 파악한다는 말은 대화와 타협으로 입법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라는 것이다. 소수파의 존중과 다수결의 원칙으로 대변되는 의회민주주의가 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가. 다수당은 의사진행을 방해할 것이 명백하다고 하여 회의실 문을 잠그고, 소수당은 잠긴 문을 파괴하는 실력행사를 하고, 이후 1주일 이상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국민의 뜻에 반한다. 주권자인 국민은 결코 그러한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의 대표들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근사한 작품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국민들은 내년도의 낮은 경제성장률예상과 세계경제의 회복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 지칠 대로 지쳤다. 이러한 때 의회는 국민들에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국민들은 신뢰하고 격려를 보낼 것이다. 의회민주주의란 예쁜 꽃이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새해에도 화사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배병호(성균관대 교수,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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