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자는 12월 2일 공식적으로 미국의 안보정책을 이끌어 갈 인사들을 지명했습니다. 민주당 내 경선과정에서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하고, 현재 부시행정부의 국방부장관인 로버트 게이트 장관은 국방부 장관으로 유임시켰고, 전 유럽주둔미군사령관을 역임한 짐 존스 장군을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통합형 리더십 구축을 부러운 마음으로 지켜 보며 성공한 행정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번 장관에 임명되면, 대부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미국의 정치문화를 고려할 때 이들 안보팀이 향후 4년간 미국의 안보정책은 물론 세계전략, 동북아정책, 한반도정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 안보팀의 국제정세 및 국제현안에 대한 인식을 심층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문제를 비롯한 주요 국제문제에 대해 이들 안보팀이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비교적 한반도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힐러리 국무장관 예정자는 자서전에서 북핵문제와 한국문제를 언급할 만큼 한국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6년 11월에 초당파적 지지 속에 장관에 임명된 게이트 장관은 우리정부와 2년 여 동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 등 한미안보현안을 조율해 왔습니다. 해병대 사령관 출신인 짐 존스 장군은 일본, 터키, 이라크 등 풍부한 해외주둔 근무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및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 정부와 전문가들은 현재 오바마 당선자와 안보참모들의 한반도 구상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당선이후 우리는 매일같이 오바마 구상과 관련한 세미나와 워크샵을 보게 됩니다.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정부와 전문가 집단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미국 신정부 안보팀에게 요구할 내용을 명확히는 하는 것입니다.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정하고, 이를 미국 신정부 안보팀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오바마 행정부의 안보팀이 우리 입장을 고려해서 한반도구상을 설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핵문제, 대북정책에 대해 우리정부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공감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오바마 행정부 안보팀의 한반도 및 세계전략, 동북아전략 구상을 연구하는 것이 결코 미국 행정부의 한반도 구상에 우리 정책을 맞추기 위해서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들의 구상을 우리 정책의 잣대에서 평가하고 좋은 방향으로 조정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한반도 구상과 우리의 한반도 비전이 늘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일치하지 않는 입장이 있을 경우, 우리 입장을 설득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중심 목적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승주(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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