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로 금강산관광 10주년을 맞았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화해의 상징사업으로 서해교전과 북핵실험 등에도 중단하지 않고 꿋꿋이 버텨왔지만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중단된 지 4개월을 넘기고 있다. ‘햇볕정책의 옥동자’가 10살을 넘기지 못하고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해 원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남측 주민 190여만명이 다녀온 금강산 관광사업은 남북화해의 상징이자, 대북 ‘퍼주기’의 상징으로 북한 경제난 해소에 도움을 주었지만 늘 남남갈등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 7월 11일 대북정책 전환을 모색하려던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연설 당일 버러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은 남북관계를 더욱 얼어 붇게 만들었다.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묘안’은 있다. 지난 정부 임기 말에 남북한이 합의한 금강산관광지구관리위원회를 만들고 관광재개를 위한 제반문제를 협의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10.4선언 이행이 전제되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남한당국배제정책을 펴면서 민간교류는 지속하면서 실리를 챙겨왔다. 하지만 관광객 피격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됨으로써 민간교류협력도 위축되고 있다. 남북화해의 상징사업인 금강산관광사업의 중단은 남북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당국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민간교류협력사업 마저 중단됨으로써 남측의 대외신인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북측으로선 외화수입 감소에 따라 경제난이 가중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관계 악화 경제문제는 연관성이 없다는 인식과 함께,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고 하면서 대북 ‘무시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무디스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이 2004년 5월 말과 6월 초 두 차례의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 등 남북 군사분야의 진전을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논거로 활용하기도 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보위기가 중첩되면 우리의 대외신인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미공조를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포용인식을 배워야 할 것이다. 오바마는 “상대를 벌주기 위해 대화를 하지 않는 방법을 취하는 것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미동맹이 굳건하기 때문에 대북정책 공조에도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에 고무된 북한은 남북관계 전면차단을 공언하고 있다. 남북갈등은 북미 적대관계 해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한미관계를 의식할 때 오바마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북미관계를 진전하는데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복원해서 북미관계와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야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