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국회 비준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갈등에 빠져있습니다. 한나라당은 한미FTA를 조기비준하자는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가 하면, 민주당은 한미FTA 조기비준에 반대만 하고 있을 뿐 재협상 하자는 이야기는 꺼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한미FTA협상 당시 주무 장관으로 깊숙이 관여하고 잘된 협상이라고 평가해온데다, 재협상을 먼저 주장하면 미국만 이로운 상황을 스스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한미FTA비준 갈등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한미FTA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에 불리하다면서 재협상을 거론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한미FTA 협상 당시 미국 측의 최대 걸림돌은 쇠고기와 자동차문제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쇠고기문제는 이미 해결된 상황이고 남은 것은 자동차문제입니다. 현재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부도위기에 처해있고 정부가 구제금융을 해줄 수밖에 없어 미국의회가 한미FTA를 당장 비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오바마 당선자는 자유무역협정 즉 FTA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오바마 당선자는 경제위기를 수습하는데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어 한미FTA문제는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체결한 한미FTA를 깨는 부담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한미FTA를 본격적으로 다루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 미국은 자동차산업의 통상 압박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수출마저 흔들리는 상황입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 경험했듯이 이러한 시기에 미국의 협조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당선자가 북미관계를 대폭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한미공조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한미FTA 비준시기는 부차적인 문제로 보입니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미국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만큼, 한미FTA 비준과 무관하게 미국 자동차의 한국 진출이 용이해지도록 먼저 길을 열어줌으로써 장기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이 좋은 협상전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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