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고경훈.윤순영 딩크족 부부

●연출 : 김종광 기자

●진행 : 이병철 방송부장

●2021년 12월 08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장소 : BBS제주불교방송 / 제주시 임항로 14(덕산빌딩 4층)

[이병철] 네, 제주 BBS와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함께하는 양성평등 캠페인 고치 글라. 남자는 사회 생활, 여자는 집안일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평등한 부부관계를 추구하고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도 벗어버린 부부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아이 없이 사는 부부이시죠. 자체의 삶에 집중하는 딩크족이라고 합니다.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딩크족 부부를 바라보려 합니다. 오늘은 딩크족 부부로 살고 계신 고경훈 윤순영 부부. 전화 연결 되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경훈, 윤순영] 안녕하십니까.

[이병철] 출연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우선 두 분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경훈] 저는 남편이고요. 제주 출신이고요, 제주 태생이고요. 고산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편집디자인 업무도 병행하고 있고요. 결혼 5년차입니다.

[윤순영] 저는 같이 고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요. 그림 그리고 미술을 가르치는 윤순영입니다. 2016년에 결혼해서 제주에 살게 되었어요.

[이병철] 그러시군요. 죄송하지만 두 분의 나이를 여쭤봐도 될까요?

[고경훈] 저는 81년생이고요.

[윤순영] 저는 올해 38살입니다.

[이병철] 사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아이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딩크족이라고 하는데, 딩크족 부부를 결심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윤순영] 저부터 얘기하자면, 저희 둘이 결혼하면서 아이를 절대 갖지 않아야겠다고 단정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둘이 살게 되면서, 의견을 나누다 보니까 아이가 급하지 않다는 데에 생각이 같았거든요. 살다 보니 어느새 5년이 지나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둘이서 살아가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병철] 그러면 주변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많지 않습니까? 전적으로 힘든 것만 있지는 않을 텐데, 행복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 같고요. 어떠세요? 경제적인 부분이나 가사적인 부분들, 그런 부분들로 인해 아이가 없을 때에 이런 부분들도 갈등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고경훈] 네, 저희 주변 지인들 같은 경우에는 지인들이 거의 남성들이라서 말 같은 거는 많이 못 들어봤는데 보통은 남편이 경제 활동을 하고 아내가 집안일을 하는 게 거의 자연스러워서 아내 지인들도 알게 되니까 얘기를 많이 들어봤어요. 아이랑 있는 시간은 즐겁고 아이를 보는 것도 행복한데 그거랑 동시에 원래 하던 일들을 아이를 키우면서 노동량도 한정되고 시간도 소요되니까 육아 이전에 자기가 하던 것들을 많이 포기했어요. 제가 생각한 게 어떤 이유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하게 된다면 정말 못 견딜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윤순영] 저는 주변에 남편과 다르게 두 사람 다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육아를 함께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서 아내가 육아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서로 대화할 여력이 없거나 의지가 없으면 갈등이 시작될 수밖에 없지 않나 짐작하게 되더라고요.

[이병철] 그러면 두 분의 삶은 아이를 키우는 다른 가족과 비교했을 때 어떤 삶을 살고 계시는지, 삶의 만족도는 어떠신가요?

[고경훈] 육아를 직접 해 본 게 아니라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둘 만의 시간이나 개인만의 시간을 정하거나 여행 계획을 짠다거나 할 때 고려할 점이 저희 둘 정도만 하면 된다는 점이 편리하고요. 고양이 세 마리랑 강아지 한 마리를 먼저 키우고 있는데, 육아를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의사 결정 중에 고려할 게 많더라고요. 그 비중이 커졌을 때의 어려움을 짐작해 볼 수 있었어요.

[이병철]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에는 직접 출산을 해야 하는 아내분의 선택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내분의 입장은 어떠신가요?

[윤순영] 되게 복합적인 이유인데, 제일 큰 게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는 거였어요. 너무 일방적인 느낌이기는 하지만 마음을 먹고 있어도 어렵다는 것을 주변에서 같은 나이대의 친구를 보면서 생각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은 계속 생기거든요. 어떤 부분은 이제 시작하고 있는데 아이가 생기면 그 일들이 얼마나 미루어질지 기약을 못하겠구나 짐작해서, 물론 육아하면서 일도 잘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 분들도 어려운 점은 많거든요? 엄두가 안 난다고 해야 하나, 그런게 있어서, 두 사람이 육아를 한다고 해결될 게 아닌 것 같고요. 한 사람의 자리가 삶에 들어오는 거라 저는 출산은 아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병철] 그러면 실제로 주변에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지인을 보셨을 때 어떤 어려움을 호소하시던가요?

[윤순영] 경력단절을 굉장히 많이 봤고요. 출산 전이나 후에 몸이 너무 힘들어서 일을 계속 할 수가 있는 상황 직전이나 일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여건이 없는 몸이 되었다고도 하고, 외부 활동 제약이 많아서 외출이 어렵다고도 했어요. 물론 모든 걸 잊을 정도로 사랑스럽다고도 하는데, 제3자에서 보면 많이 힘들어 보이더라고요.

[이병철] 아이가 없다 보니 부모님들이 우려의 말씀을 하실 것 같아요. 아직 고정관념이 남아 있으니까요.

[고경훈] 일단 제가 결혼 초반에 놀랐던 게, 그런 걸 별로 신경 안 쓰다가 친척들 만나는 일에, 어릴 때부터 남자 일이나 여자 일을 구분 안 해서 제사 음식 하는 것도 도우고 그랬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같이 가니까 저보고 나가라는 거예요. 저희 친척들도 이렇게 하는구나, 해서 놀랐고 아이는 언제 낫냐는 말도 들었어요. 나이 많은 사촌 누나는 피임을 하지 말라고도 해서 어떻게 반응할지 몰랐어요. 아이를 낳는 게 효도라는 세대에 걸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조금 난감했었는데 요즘 매체들에서 얘기가 많이 나와서 몇 년 사이에 개념이 조금 바뀐 것 같더라고요. 요즘은 명절도 거의 못 쇠니까 만날 일이 준 것도 있고, 부모님들도 만나 뵀을 때는 생각이 조금은 바뀌신 것 같더라고요.

[이병철] 명절 때 친척을 만나기 싫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고경훈] 네. 긴장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요즘에는 거의 저 혼자 갈 때가 많아요. 이상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안 만나도 된다는 것을 알아야 서로에 대한 예의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병철] 그러시군요. 오늘은 이렇게 딩크족 부부를 만나 뵈었습니다. 두 분 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경훈, 윤순영]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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