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제주소방항공대 성낙경 소방위・김치방 소방교

●연출 : 김종광 기자

●진행 : 이병철 방송부장

●2021년 12월 30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장소 : BBS제주불교방송 / 제주시 임항로 14(덕산빌딩 4층)

[이병철] 네, 제주 소방안전본부와 함께 일상 속 안전 기획 그 세 번째 시간. 하늘을 누비는 소방대원들을 마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주소방항공대 성낙경 소방위와 김치방 소방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성낙경, 김치방] 안녕하세요.

[이병철] 우선 청취자 분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성낙경] 안녕하십니까, 제주소방항공대 헬기 정비를 하는 성낙경입니다.

[김치방] 항공 구급대원 업무를 수행하다가 현재 서부소방서 구조대에서 근무하는 김치방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병철] 네. 두 분 이렇게 소개에 이어서 제주도의 소방항공대가 발대한 지 2년 남짓 되었는데, 그 중심에 소방헬기가 있겠죠. 제주소방항공대와 소방헬기에 대해서 성낙경 소방위님께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성낙경 소방교
제주소방본부 성낙경 소방위(왼쪽)와 김치방 소방교 

 

[성낙경] 도서 지역이다보니 헬기 수요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유일하게 소방헬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민의 오랜 기다림 속 2018년도 한국항공우주산업본부로부터 헬기를 인도받았고, 1년과의 교육과 시범 훈련을 거쳐서 19년 6월 26일 날 발대식을 시작으로 현재 17명의 대원들이 항공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주소방헬기 한라매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지리적 요건과 환경적 여건이 다른 곳에 비해 열악한 조건입니다. 그걸 감안해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에서 구조 임무가 가능하고 수도권까지 약 1000km를 운행 가능하며, 산불 화재 진압도 가능한 다목적 헬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 모든 조건을 만족시킨 국산 헬기 수련이 도입되었고, 올해 8월에는 비행시간이 천 시간이 되어서 예방 점검도 마쳤습니다.

[이병철] 산 지역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빨리 도입되어야 했는데, 굉장히 늦고 교육 시간도 많이 필요하겠네요.

[성낙경] 제주도 여건이 이제 산악 구조도 필요하고요. 도에 가려면 바다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교육을 하고, 구조대원, 구급 대원, 조종사와 정비사 모두 합을 맞춰야 했습니다.

[이병철] 한라매가 다양한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주요 임무에 대해서 김치방 소방교님께서 이야기해주시겠습니까?

[김치방] 헬기가 기존에 없다고 19년 6월을 기점으로 시작했는데, 섬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타 시에 있는 작은 섬보다는 규모가 크고 동서 끝에서 주요 병원 거점까지 이동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중증 환자나 위급한 환자들은 소방헬기를 운용함에 있어서 골든타임 확보에 많이 유용합니다. 무엇보다 짧은 이송을 통해 안전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라매는 환자 이송뿐 아니라 화재 진압, 구급 환자 이송 등 전반적인 소방 업무 다 수행이 가능한 다목적 헬기로서, 화재 현장 시 제주도 임야현장에서 많은 양의 용수를 방출함으로서 펌프차가 가기 곤란한 지역이나 대원들이 화재 현장까지 가는 데에 거리가 긴 현장은 헬기가 출동해서 화재 진압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명구조 같은 경우 1950m짜리 한라산이랑 오름도 많잖아요? 일반적인 구급차가 가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빨리 진압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중에서 헬기가 투입됨으로서 신속하게 현장까지 가고, 중증 환자 같은 경우 이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도내 병원 같은 경우, 도내에서 처치가 불가능한 중증 환자는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그동안은 중앙구조본부에서 헬기가 와서 경유하는 형태였는데 헬기가 생김으로서 저희가 직접 이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병철] 소방관이라고 하면 흔히 지상의 119구급차를 많이 떠올리는데 하늘을 누비고 계시잖아요? 특별한 자격이나 훈련이 있나요?

[김치방] 구조구급대원의 경우, 탑승 기준에 1급 응급구조사, 간호사, 특수항공자격을 이수한 자로 명명되어 있습니다. 자격을 갖춘 구급대원이 중앙에서 실시하는 특수항공구조라고, 헬기 추락 등의 비상상황 시의 탈출 과정이라든지, 해상 임무 절차, 산악 사고 임무 절차 등의 전문 절차를 거치고 와서 현장에 즉각적으로 투입 가능해야 하고요. 기존 대원들도 그 교육을 다 이수받았습니다. 파트가 다르다보니까 정비사나 조종사 분들도 합당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 분들은 저희와는 다릅니다. 기기별로 세분화된 교육을 받아야 해서 양성 기간이 좀 걸립니다.

[이병철] 이번에 불교와 특별한 인연을 맺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성낙경 소방의님이 말씀해 주시죠.

[성낙경] 제가 사진 한 장을 가져왔는데요. 2021년도 1월 19일에 사진 자체가 서울의 노들섬 헬기 착륙장에서 서울 구급팀이 관종 스님을 인계하는 장면입니다. 김치방 반장과 함께 의료팀으로 인계하면서 스님이 구급차로 이동 중인 사진이고요. 보호자님께 상황을 설명해드리는 것도 있는데, 스님께서 평소 암 투병 중이셨고, 당시 갑작스런 위출혈로 의식을 잃으셔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위출혈이 멎지 않아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헬기 이송이 필요하다고 결정되서 저희가 서울대학병원으로 이송하고 돌아왔고, 병원 도착 후 바로 수술하셔서 회복하셨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이병철] 스님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두 분께서 헬기를 타고 서울 병원으로 모셨을 텐데 그 때 당시 굉장히 긴장되셨을 것 같아요.

[김치방] 네. 올해 1월 출동이었고 기간이 좀 지나서 현장 상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스님께서 저희가 이송하게 되면, 특히 도 이송은 병원에서 전원 소견서라는 환자의 기본 상태 등을 받게 됩니다. 받았는데 위출혈이 계속되고 철분 수치가 많이 떨어져서 긴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긴장이 많이 되었고요. 구급차로 이송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면서 도착했을 때 혈액도 주입하고 계셨고 다른 약물도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항공기로 올라가면 고도가 높아져서 기압 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약물이 계속 들어가고, 모자란 피를 수혈해야 하는데 일정 고도 이상 올라가면 기압 차로 약물이 잘 들어가지 않게 됩니다.

헬기 내부에서 소통은 말로는 불가능하거든요. 프로펠러 소음이나 진동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어서 헤드셋을 쓰고 내부 통신망으로 소통하는데, 두 시간 남짓 비행하면서 조종사님과 성낙경 주임님과 대화하면서 계속 말씀드린 게 1500피트 이상 올라가지 말아달라, 왜 그러느냐, 약물이 안 들어간다, 그래서 고도에 계속 맞추느라 신경도 많이 쓰였고요. 다행히 혈압이나 맥박 등의 생체 징후는 안정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환자 모니터를 계속 보면서 이송했습니다.

[이병철] 덕분에 스님께서 삶을 이어나가실 수 있게 되었죠.

[김치방] 당시 컨디션도 그렇고, 저 뿐만 아니고 출동했던 모든 분들이 팀워크가 잘 맞아서 잘 끝낸 것 같습니다.

[성낙경] 그 때 기내에서 계속 볼 때 김치방 반장이 의료용 좌석에도 앉지 않고 계속 환자를 보살피고, 물어보고 가는 내내 그러더라고요. 서울에 가까이 가면 군 공항이 있는데 고도를 많이 높이지 않아서 옆에 비행기나 헬기가 지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병철] 저도 스님을 만났을 때 그러시더라고요. 옆에서 계속 이야기를 하니까 마음이 안정되었다고 하시던데 어떤 말씀을 하셨나요?

[김치방] 스님 상태를 계속 물어보는 거죠? 뒤로 앉으면 멀미도 나고 불안하니까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계속 말을 시켰던 것 같습니다. 현 위치는 어디고, 어디로 가고 있고, 스님의 상태에 대해서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이병철] 그리고 감사함을 스님께서 도청 홈페이지 소방항공대 대원들에게 글을 남기셨는데 보셨나요?

[김치방] 일단은 글이 올라왔다고 해서 봤는데요. 우선 회복하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고마움을 전하신 글을 보니까 보람도 느끼고 저희 대원들도 힘이 났습니다. 근무 중에 스님이 한 번 전화를 하셨습니다. 지나다가 한 번 들려도 좋다고 해서 저도 불자기 때문에 한 번 찾아뵈려 했는데 근무가 있어서 찾아보지는 못했습니다.

[성낙경] 저도 일선에서 계속 구급대원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중한 환자 분이든 경한 환자 분이든 업무가 끝난 상태에서 추후 감상을 표시해주면 이에 대한 보상도 받는 것 같고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완쾌하셔서 건강하게 오셨던 것 하나만으로도 다행이죠.

[이병철] 자긍심이 크시겠죠. 이번 기회를 통해 저희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앞으로 종종 이런 뉴스를 많이 접하지 않습니까? 기억에 남는 출동 상황이 있나요?

[성낙경] 올해 4월에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57세 환자 분이 넘어져서 거동이 불편하시다고 하셔서 출동했는데 바람 때문에 환자 분들 계셨던 부근에서 바로 헬기로 인양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 오후 2시가 넘은 상황이라 헬기는 진달래밭 착륙장에 착륙시키고 내려서 도보로 2km정도 들것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사람 네 명이 한라산국립공원 직원 두 분과 옮기는 도중 구급대원이 환자 의식을 확인하고자 환자 분 엄청 잘생기셨네요, 영화배우 누구 닮으셨다는 소리 듣지 않으셨나요, 이런 식으로 물어봤는데 환자 분이 아프신 와중에도 ‘정우성’이요, 라고 대답하셔서 웃으면서 헬기까지 모셨던 생각이 납니다.

[김치방] 하나 짚으라고 하면 짚지는 못하겠고, 출동이 다 그렇지만 우선 최선을 다하자, 결과가 어떻든 해야 할 일이니까 그런 마음을 가지고요. 여러 케이스가 많거든요. 대부분 다 기억이 나고, 특정 장소나 이런 데에 가면 한 번 더 기억이 나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더 잘, 어떻게 더 좋은 방법으로 할지 고민이 되고요. 하나를 꼽자면 예전에 같은 지역에 근무하시는 직원 분의 아내가 조산 기가 있어서 쌍둥이였는데, 미처 크기 전에 조산 기가 있어서 부산으로 이송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지금 그 직원과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데 아이들이 다행히 잘 크고 있다고 합니다.

[이병철] 사고는 누구도 예상 못하지 않습니까? 저도 그렇고요. 주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살다보면 그런 생각은 놓고 살다 보니까. 소방대원 입장에서 알아주길 바라는 안전 수칙에 대해 한 가지씩 말해주시죠.

[성낙경] 바다에서 물놀이나 다이빙을 하다가 떠내려가서 수색 요청을 간혹 하십니다. 결국 어제 환자를 만나서 얘기해보면 헬기가 지나갔는데 저를 못 봤다는 얘기를 하십니다. 그런 상황에서 헬기를 보면 소리지르거나 손을 흔들지 마시고 팔다리로 물장구를 쳐서 저희가 볼 수 있게끔 해주시면 빨리 구조를 할 수 있습니다.

[김치방]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많고 한라산을 동네 앞산처럼 여기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등산이나 오름을 오르실 때에는 사전에 스트레칭 등으로 예열을 하시고, 안전하게 등산하셔야 하니 사전에 준비를 해주셔야 합니다.

[이병철] 섬이다보니 신속한 이송이 큰 의미가 있죠. 마지막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한 마디씩 부탁드립니다.

[김치방] 저희 소방헬기뿐 아니고, 제주소방안전본부의 모든 대원들이 도민의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고요. 민원이 자주 발생합니다. 시끄럽다, 헬기도 그렇고 구급차, 펌프차 등 마찬가지로. 소음이라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내가 될 수 있고, 내가 아는 누군가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새벽에 사이렌을 키고 가거나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왜 저렇게 시끄럽냐고 하지 마시고 위급한 환자가 있구나, 이렇게 봐주셨으면 하고요. 현장 활동에서 많은 위험이 있는데 도민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성낙경] 앞서 김치방 반장님이 잘 말씀해주셨고요. 저희뿐 아니라 제주도의 모든 소방대원들이 안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이병철] 바다에서 하늘까지, 안전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는 분들이십니다. 제주소방항공대 성낙경 소방위와 김치방 소방교님,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제주의 안전을 위해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성낙경, 김치방]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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