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민무숙 원장(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출 : 안지예기자

●진행 : 이병철 기자

●2021년 9월1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장소 : BBS제주불교방송 / 제주시 임항로 14(덕산빌딩 4층)

●코너명 : (BBS제주-제주여성가족연구원 양성평등 캠페인)고치글라

[앵커멘트]

함께할 때 양성평등 제주는 더 가까워집니다. 제주bbs와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함께하는 양성평등 캠페인 [고치글라]

오늘부터 일주일간 올해의 양성평등 주간이라고 합니다. 양성평등 주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달라질 제주를 그려보는데요. 양성평등한 제주를 위해 연구 및 교육에 매진하는 제주여성가족 연구원의 민무숙 원장과 이야기 나눕니다.

안녕하십니까.

[민무숙]네, 안녕하세요~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민무숙 원장입니다. 반갑습니다.

[질문1]시작하면서 양성평등주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기간이 어떤 취지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민무숙] 네, 올해 9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일주일 동안 양성평등 주간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양성평등주간은 올해로 26회째 맞고 있어요. 1995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정책에 대한 기본법인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되었는데, 그 이듬해인 1996년부터 여성주간을 기념하게 되었어요. 2015년 7월 1일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되면서, '여성주간'이라는 명칭도 '양성평등주간'으로 바뀌고, 매년 7월 1일에서 7일까지를 ‘양성평등주간’으로 기념하였습니다.

양성평등주간의 의미는 양성평등기본법, 법령의 기본 의미와도 같다고 하겠는데요, 「대한민국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양성평등 이념을 실현하고, 개인의 존엄과 인권의 존중을 바탕으로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해소하고,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한 정부와 국민의 역할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입니다.

[질문2] 원장님, 그런데 올해 양성평등주간이 9월 1일부터 7일까지로 말씀하셨는데, 날짜가 바뀌었나요? 그전에 7월에 하다가 9월로 바뀌게 된 것이죠? 배경과, 올해 슬로건 등을 말씀해 주시죠

[민무숙] 네 작년부터 양성평등주간이 9월 첫 주인 1일부터 7일까지로 변경되게 되었어요. 그 이유를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는 ‘여권통문’(女權通文)이 1898년 9월 1일 발표되었는데요, 서울 북촌의 양반여성들이 여성의 천부적 인권, 교육권, 경제권, 정치참여권을 주장하는 인권선언문을 발표하고, 당시 황성신문과 독립신문에 전문이 실렸는데 한국이 근대화를 시작하면서 역사상 최초로 여성들 스스로가 권리를 주장했다는 점에 역사적 의미가 큰 선언문이죠.

정부는 2019년 11월, 이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고, 2020년부터는 매해 7월 첫주에 치러졌던 양성평등주간을 9월 첫 주로 옮겨 여권통문의 현대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올해 양성평등주간, 제주도 슬로건은 “더 좋은 세상, 성평등한 제주를 향해”입니다.

[질문2]전국 각지에서 이 기간, 양성평등을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는데요, 우리 제주에서는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민무숙] 네, 우리 지역에서는 성평등정책관이 중심이 돼서 다양한 행사들을 해 오곤했는데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행사들이 많이 축소되었지만 그래도 몇 가지 중요한 행사들이 진행되는 것으로 압니다.

양성평등 유공자 표창 수상이 있고, 도 28개 기관이 참여하는 공공기관 성평등협의회에서 공동 캠페인, 한국지역언론학회(회장 최낙진)와 함께 ‘성평등 의식제고를 위한 새로운 저널리즘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성평등 포럼 개최, 그 외 양성평등 의식 확산을 위한 온라인 토크콘서트 등,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양성평등 주간을 기념하기 위한 많은 활동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제주도의회 성평등 포럼과 공동으로 ‘제주지역 성별 임금격차 해소 방안’이라는 주제로 9월 27일(월) 정책포럼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작년에 양성평등주간 관련해서 큰 변화가 또 있었는데, 바로 양성평등주간 중 하루를 ‘양성평등 임금의 날’로 정하도록 법 개정이 되었다는 겁니다(2020.5.19. 개정, 2020.11.19. 시행).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경제활동 분야, 특히 임금에 있어서 성별 격차가 전국 평균 36.8%(2020년 기준), 제주 지역의 경우 33.6%로 해소되지 않고 있어요. 양성평등 임금의 날을 지정해서 양성평등 문제를 환기시키고 공유하는 것이지요.

이런 변화를 계기로 해서, 전국 많은 지역들에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토론회, 포럼,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제주도의회 성평등포럼에서 제주지역의 성별 임금격차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해서 저희 연구원에 연구과제를 위탁했는데, 그 결과를 공유하는 포럼의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질문3]사실 우리 제주 여성의 사회경제적 역할이 타 지역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양성평등 실현 노력이 절실하기도 합니다.

[민무숙]네 맞습니다. 제주여성은 예로부터 가족과 공동체를 돌보는 역할도 하면서 일도 쉬지 않고 하는 ‘일하는’ 여성으로 알려져 있지요. 여성 고용율을 보면 2021년 7월 기준(경제활동인구조사), 전국 여성이 52.4%라면, 제주 여성의 고용률은 61.0%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여성들이 이렇게 높은 고용률을 나타내지만 남성 고용률(72.7%)과 비교하면 여전히 10%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여성들이 어떤 형태로 일을 하고 있는지 볼까요? 직업의 안정성을 보는 중요한 지표로 임금근로자 중에서 ‘상용직’ 근로자 비율을 보면 2020년 2분기 기준(지역별 고용조사), 61.5%로 전국 여성 평균 상용직 근로자 비율(64.1%)보다 낮고, 제주 남성 임금근로자 평균(72%)보다는 더 낮고, 전국 남성 임금근로자 평균(76.0%)보다는 더더욱 낮습니다.

제주도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성별 격차가 33.6%, 다시 말하면, 여성은 남성 임금의 66.4%, 즉 남성이 100을 받을 때 여성은 평균 66.4를 받는 거지요.

다시 말하면 경제활동면에서, 제주여성은 많은 노동을 하고 있지만 남성에 비해 안정성이 낮은 일, 낮은 보수를 받고 일을 하고 있지요. 즉 경제적 지위가 낮습니다.

사회적 지위는 어떨까요? 여성가족부에서 남녀의 지위를 사회참여, 인권복지, 성평등한 의식문화 등 3개 정책영역, 8개 분야 23개 지표로 조사해서 매년 발표하는 지역 성평등지수가 있는데요, 제주는 종합적으로는 전국적으로 상위권에 해당하고 있습니다만, 사회참여 영역에서 중요한 지표인 ‘의사결정’ 지표에 있어서 ‘하위권’으로 나타납니다.

‘의사결정’ 지표는 광역 및 기초 의회 의원 비율, 근로자 중에서 관리자 비율 등 정치, 사회경제 영역에서 의사결정 지위에 있는 남녀 비율을 비교하는 것인데요, 2019년 기준, 제주지역 성평등 수준은 광역 및 기초 의회 의원 비율에서 전국에서 11위로 하위권, 관리직 비율에서 전국에서 15위로 하위권으로 나타났어요.

여성들이 노동시장과 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사회적 지위는 매우 낮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노동과 사회활동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고, 나아가서 보다 나은 직업과 사회지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고용, 교육훈련, 여성 리더십 강화 등 많은 분야에서 체감되는 양성평등정책이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양성평등에 관한 제주지역 안전 현황은 우리 지역의 성평등 문제에 대해 중요한 이슈를 하나 더 말씀드리면, 바로 안전에 대한 부분입니다. 전국 지자체의 안전 실태에 대해서도 성평등 수준을 측정하는데, 이 안전 분야의 성평등 수준이 우리 제주는 15위로 거의 최하위 수준이에요.

안전 분야에서 중요한 지표는 ‘강력범죄(흉악범) 피해자의 성별 비율’인데, 제주에서는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이 87.6%예요. 무슨 말이냐면 2019년 통계로 보면 강력범죄 피해자 1,173명 중에서 여성 피해자가 1,027명, 남성 피해자가 146명, 여성 피해자 비율이 87.6%로 월등히 높은 거죠. 거기다가 이 비율을 전국과 비교하면 제주도의 강력범죄 피해자의 남녀 차이가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높다는 겁니다.

우리가 양성평등을 말할 때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것 뿐만 남녀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구조와 환경을 모두 포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남녀 관계, 가정에서의 폭력을 종식하고, 사회적으로는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위계에 의한 폭력들, 온라인상에서의 디지털 폭력, 마을이나 관광지 등에서 누구나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러한 여성친화적 도시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양성평등 관점에서 여성친화적 도시환경을 만드는 일은 여성만의 행복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에게 그 효과가 돌아가고, 전체 사회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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