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

박주정 교육장(광주서부교육지원청)
박주정 교육장(광주서부교육지원청)

이번 주 수요일은 우리 아이들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제99회 어린이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나타난 지 어느덧 일년이 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매일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코로나19 문자메세지는 우리의 마음과 생활을 움츠려들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천성적으로 놀기를 좋아하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우리 아이들에게서 실컷 뛰노는 것을 빼앗아 갔으며,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와 부모 간의 갈등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들은 16개월 여자 아이인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에 의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경악하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아동학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3명의 아이가 학대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아동학대 가해자의 82%가 친부모이며, 학대발생의 86%가 ‘집 안’이라고 합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아이에게 한없이 포근하고, 어떠한 괴로움과 어려움 속에서도 위로받고 따스한 호응으로 안정감을 누려야 하는 가장 크고 위대한 공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욕심, 부모 중심의 잘못된 양육태도로 인해 그 따스함과 안정감은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가정마다에 여러 가지 사연과 상황이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아이의 존재감에 대한 인식은 사랑과 존중이어야 합니다.

  저는 부모님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 옆에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자녀를 어떤 마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고 계신가요?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직전 부모들은 ‘손가락만 10개, 발가락만 10개 있어다오.’ 하며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부모님 마음 속에 지금도 그 마음이 그대로 자리잡고 계신가요? 저를 포함한 부모들 그리고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인권을 존중받으면서 건강한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교육학자인 ‘루소’는 아이를 어떻게 기르는 것이 인간답게 기르는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이의 성장이 유아기-아동기-소년기-청년기-성년기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하였으며, 각 시기에 적합한 교육을 받아야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각 시기에 계발되어야 할 능력이 순서에 따라 계발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주어야 합니다. 수업시간에는 학생이 중심되어 스스로 탐구하여 깨닫는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학교운영에 있어서는 학생의회와 같이 자치활동의 활성화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여 건강하고 정의로운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겠습니다.

  학교를 비롯한 부모님 그리고 어른들이 보기에는 우리 아이들이 아직은 어리고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인격을 지닌 아이로 존중하고, 더디더라도 기다리고 인내하면서 부모와 어른들이 갖고 있는 책임을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씩 넘겨준다면 아이들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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