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 이끌어 낼 수 있는 '회복적 생활교육 방안'"

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박주정 교육장(광주서부교육지원청)
박주정 교육장(광주서부교육지원청)

오늘은 우리 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회복적 생활교육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 사랑의 매를 맞고 자란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사랑의 매를 맞으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내가 정말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하셨나요? 아니면 ‘한 대라도 덜 맞기 위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야겠다.’라고 생각하셨나요? 아마도 매가 무서워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사회 질서가 유지되고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른바 응보적 정의가 사회를 올곧게 만드는 길이라고 여기는 것이죠.

  학교에서도 학생이 잘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통해 학생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는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에는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벽이 생길뿐입니다. 일시적인 변화는 있을지언정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깨달음으로 행동변화를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학교폭력의 경우는 어떨까요? 가해학생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학교봉사나 특별교육과 같은 응보적 처벌을 받게 됩니다. 가해학생이 조치 사항을 이행하면서 진정으로 반성하고 피해학생에게 진심어린 사과의 마음이 생길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피해학생은 심리 상담 및 조언을 비롯한 보호조치를 받아도 마음의 상처가 말끔하게 치유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시점에서 응보적 처벌의 효용성과 교육적 기능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교폭력 문제에 부모나 어른이 개입하지 않고 학생들끼리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회복적 생활교육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 가해학생과 공동체 구성원이 피해학생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선순환 생활교육 방안입니다.

  우리 시교육청은 회복적 생활교육을 위해 관계회복 역량강화 교원 연수를 추진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어울림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치활동을 통한 또래상담과 어깨동무 활동과 같은 평화로운 교실 만들기를 실천하고, 학교폭력 화해중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정의로운 민주시민으로서 생활 속 갈등을 소통과 대화로 풀어가는 역량을 키워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제는 가정 내 교육환경도 바뀌어야 합니다. 자녀들의 롤 모델이 되는 부부간, 부모와 자식간, 형제간에 비폭력, 평화의 대화가 오고 가야 합니다.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질타와 비난보다 진정어린 기대와 관심, 지속적인 칭찬과 격려만이 아이들을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으로  키워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인간에 대한 존중, 열린 마음의 대화로 공동체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조금씩 키워나갈 때 대동 광주정신을 이어갈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