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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민정희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

방송 : 2020년 10월 18일(일요일) 저녁 6시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 진행을 맡음 김봉래입니다. 코로나19는 화석 연료에 기반한 인류문명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면서 인류에게 보다 생태적인 삶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무분별한 환경개발에 따른 후유증이 돌고 돌아서 우리 자신을 위협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는 이분법적인 사고 때문이다 이런 지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과 자연을 따로 떼지 않고 파악하는 불교의 불이적인 그러니까 연기법적인 세계관이 더 주목받고 있는데요, 과연 불교의 그러한 세계관이 현실 개선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실험대에 올랐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기후환경 문제에 적극 헌신하고 계신 분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의 민정희 사무총장님 모시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앞서 소개해드린 대로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의 사무총장이신 민정희 총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민정희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민정희 : 네. 안녕하세요.

 

김봉래 : 네. 기후변화는요 지구 종말위기를 나타내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렇게 또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기후문제의 심각성 또 인류 종말위기의 전모를 돌아보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파악할 수가 있겠는데요. 최근에 관련 책을 하나 번역을 하셨더라고요. 책 제목이 아주 좋습니다.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 번역을 하셨는데 어떻게 이 책과 인연이 되셨는지 궁금해요.

 

민정희 : 아. 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를 좀 알고 있고요. 이 책의 저자하고 저하고 속해있는 단체가 있습니다.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라고 국내에도 아마 알고 계신 불자님 계실 텐데요. 줄여서 아이넵(INEB : 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거기에 이사로 같이 활동하고 있고요, 사실은 이 분이 저에게 한 번 도움을 주신 적이 있는데 그 도움을 언젠가는 갚아야겠다 생각을 좀 했습니다. 그게 2000년대 중반에 제가 태국에 회의를 가게 되었는데 사실 제가 일했던 단체에서는 제 항공료를 대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 분이 일본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계실 때 저에게 항공권을 보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가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번역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 워낙 이 분의 책이 대중적이고 뭐 현대사회에서 불교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들 이런 것을 잘 소개하고 계셔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잘 언급하고 계신 책들이 많아서 소개하면 좋겠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기후위기나 생태위기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또 그 대응책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좀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이분께 연락을 하게 되었고요. 사실 책이 나온 다음에 바로 연락을 드렸어요.

 

김봉래 : 책이 나오기 전에 연락을 드린 게 아니고.

 

민정희 : 아. 이 책 말고요. 그 원서.

 

김봉래 : 아. 그렇군요.

 

민정희 : 작년 1월에 이 책이 나왔는데 그 분하고 저하고 페친, 페이스북 친구에요. 그래서 책이 나온 것을 금방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메일을 드렸죠. 책을 내고 싶다. 그렇게 해서 번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봉래 :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은 저자이신 데이비드 로이(David R. Loy) 선생님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한 마디로 불교학자이자 선수행자다 이렇게 소개가 되어 있고, 1984년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죠. 그리고 71년에 하와이에서 야마다 코운이라든가 로버트 애잇킨 이런 분들과 만나서 불교를 수행하고 또 84년에 일본으로 건너가세요. 그래서 선수행 계속 하시고,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20여 년 간 일본에 머무르면서 분쿄대학의 교수를 지내기도 하셨는데, 지금은 로키산 에코다르마, 미국에 있는 거죠.

 

민정희: 에코다르마 명상센터라고.

 

김봉래 : 거기에 부원장 하시면서 불교생태주의 또 행동주의 이런 데 대해서 많은 글도 쓰시고 가르침도 내시고 그런 분인가 봐요.

 

민정희 : 우리나라에도 이 분의 책이 나와 있어요. 이 책 말고도.

 

김봉래 : 아. 어떤 책인가요.

 

민정희 : <돈, 섹스, 전쟁, 그리고 카르마>라고 하는 책이 불광출판사에서 2013년에 발행이 되었어요.

 

김봉래 : 그렇군요. 이 책이 이제 데이비드 로이로서는 두 번째 한국어 책이 되겠군요. 우리 민정희 님이 이렇게 좋은 책을 번역해주셨고 그 동안에 활동을 하시면서 인연을 맺으신 분인데 이 책의 영어원제는 ‘에코다르마’ 인가요?

 

민정희 : 네. 에코다르마입니다. 에코다르마, 콜론하고 생태위기에 대한 붓다의 가르침이 원래 원제이고요.

 

김봉래 : 아. 그렇군요.

 

민정희 : 그런데 출판사에서 이 책의 요점, 키포인트를 잘 보시고 이렇게 제목을 바꾸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셔서 저도 동의가 되어서.

 

김봉래 : 부제는 ‘생태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불교행동철학’ 이렇게도 살짝 되어 있어요. 궁금한 게 에코다르마가 뭐냐는 건데, 그게 오늘 이 시간 이야기하는 것의 중심 테마가 될 텐데. 일단 전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짤막하게 소개를 해주신다면 번역자로서 어떻게 소개하고 싶을까요.

 

민정희 : 번역자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짧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에코(eco)라고 하는 것은 생태적이라고 하는 건데 생태적인 붓다의 가르침이겠죠. 그런데 사실은 저는 붓다의 가르침, 불교의 교리가 뭐 생태라든지 사회참여적이라든지 굳이 이런 것을 붙일 필요는 없는데 그 자체로 생태적이기 때문에. 또 많은 사람들이 불교하면 굉장히 생태적인 종교다라고 많이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저는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김봉래 : 그런데 주위에서는 그런 분들이 많이 계실지 모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것은 하나의 종교이고 또 종교는 기본적으로 개인 구원에 관심이 있지 사회와는 좀 거리가 멀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민정희 : 그렇죠. 붓다의 가르침 자체는 생태적인데 그것이 오랜 시간을 거쳐서 여러 지역에서 정착이 되고 변형이 되면서 사실은 이제 제도권 불교는 좀 다른 양태를 나타나게 되잖아요. 그래서 사실상 개인의 구원, 개인의 행복 추구 이런 쪽에 많이 집중해서 사람들에게 불교를 이야기하다보니까 현실의 불교는 제도권의 불교는 어떻게 보면 좀 생태적이지 않은 모습을 또 취하고 있거든요. 그렇기도 하지만 과거에 부처님 당시에는 생태적인 이슈가 없었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생태적인 위기를 강조하고 또 생태적인 위기에 대한 답을 불교가 제시해줄 수 있다라는 측면에서 저는 에코다르마라고 하는 표현을 저자가 썼던 것 같고요. 그러니까 생태적인 위기에 대한 불교적인 답일 수 있는 거죠.

 

김봉래 : 네. 그 부분은 후반부에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자. 오늘 민정희 사무총장님 나오셨으니까요. 지구의 기후위기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다룬 뒤에 해법을 이야기할 때 불교적인 시각, 방법 그런 부분을 좀 더 논의를 하게 될 텐데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해서요 크게 두 가지 견해가 있는 것 같아요. 해결 가능하다라고 하는 쪽이 있고 또 한 쪽은 이미 지났다. 시간이. 원래대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속도로 가면. 아무리 우리가 노력을 해도. 어떻게 보면 이 양극단적인 시각이 있는 것 같거든요. 물론 뭐 아무 문제없다 이런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분들은 제외하고, 지구 위기를 공감하는 편에서 두 가지 견해가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이 중도적으로 융화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어떻게 보세요.

 

민정희 : 이 양 입장의 중간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고요. 제가 볼 때. 저는 과학자들의 경고를 좀 들어야 된다라고 보고요. 물론 우리 한국에서는 기후위기나 생태위기가 피부로 많이 와 닿지는 않으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 동안에는 기후위기가 그렇게 심각한가라고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지만 올해 장마가 54일 지나면서 이게 진짜 우리 눈앞에 와 있구나 이런 것들을 체감하신 분들이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게 이제 저는 시작이라고 보고요. 사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기후위기 피해를 입고 있어요. 아마 한국에서는 그런 뉴스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되기도 하고 그것을 소개하는 언론도 많지 않아서 그냥 하나의 그런 극단적인 기상 이벤트, 기상현상 정도로만 그렇게 언론에서 소개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상 많은 섬나라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고 물에 잠기는 거죠. 물에 잠기고 있고. 주로 남반구에 있는 나라들이 많이 피해를 입고 있어요. 아프리카에서는 사막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가뭄과 사막화, 그 다음에 폭염, 남아시아도 그렇고요. 그리고 아시아 중에서도 미얀마나 방글라데시, 뭐 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위기 피해지수라고 해서 저먼워치라고 하는 독일의 단체가 밝힌 전 세계에서 가장 기후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 10개국 이렇게 뽑으면 아프리카나 아시아가 들어오거든요. 그런데 작년 말에 발표된 기후위기 지수가 있는데요. 거기에는 1등이 누구인지 아세요? 1위가 일본이었습니다. 그만큼 일본이 위험하다는 거고요. 저는 어제 제가 안 그래도 이 리스트를 보면서 그 동안에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 저소득 국가들이 많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본이 1위를 점한 것을 보고서는 굉장히 심각한 상태구나라는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그런 문제도 있지만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것은 남반구의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죠. 거의 가장 피해를 보는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반구도 피해를 입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예를 들면 미국 같은 경우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가뭄이 계속 지속됐었죠. 물이 부족한 상태고 그리고 최근에 산불도 엄청 났었죠. 그리고 데이비드 로이가 있던 콜로라도도 산불이 발생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뭐 최근에 섭씨 30몇 도에서 갑자기 영하로 떨어져서 눈이 내린 지역이 거기에요. 거기 덴버, 콜라도의 덴버거든요.

 

김봉래 : 그래서 전체적으로 민정희 사무총장님이 보실 때는 이것을 우리가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 없다. 어느 쪽에 서 있는 거예요?

 

민정희 : 저는 과학자들이 늦었다고 하는 것에 동의를 하는 편이고요. 동의를 하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인 거죠.

 

김봉래 : 뭔가는 해야 되는. 우리 후손을 위해서라도.

 

민정희 : 그래서 UN 산하의 IPCC라고 해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있어요. 거기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서 수 천 명이 모여서 그 동안에 발표된 기후 위기 관련된 연구 보고서를 검토해요. 직접 연구하는 것은 아니고요, 연구 보고서를 검토해서 평가를 하는 거죠. 기후위기가 어느 정도를 심각한지를. 그래서 4년 내지는 5년마다 한 번씩 평가를 하는데 사실 과학자들은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어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이론으로 만들어지기까지는 수십 년간 또 아주 오랫동안의 검증기간을 거쳐서 이론이 정립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보수적인 과학자들이 되게 심각하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고, 우리가 2015년 파리기후총회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씨 이하로 제한하고 1.5도로 유지하자 뭐 이렇게 합의를 했죠. 그렇게 노력하자라고 합의를 했죠. 그런데 3년 뒤에 2018년도에 IPCC에서 2도가 아니라 1.5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다시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래서 1.5도 특별 보고서가 나왔고요. 최근에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벌써 기후 시스템이 어떤 지점에 이르면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점이 있어요. 저희가 티핑 포인트라고 하거든요. 그 티핑 포인트를 넘어섰다고 이야기합니다. 전 지구에서 티핑 포인트 요소가 되는 게 한 15군데가 있어요. 그러니까 북극, 남극 빙하, 그 다음에 아마존 열대우림이 가뭄이라든지 산불 뭐 이런 것들이 15개가 있는데 그 중에 9군데에서 변화가 일어났다고 하고요. 올해 북극권, 북극 주변에 있는 지역이죠. 북극 주변에 있는 지역의 기온이 6월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갔죠.

 

김봉래 : 아이고 북극이요.

 

민정희 : 그리고 북방수림대라고 해서 좀 침엽수림이 있는 곳에서 산불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고요. 그러다보니까 그 쪽에 기온이 높아지니까 동토층있죠, 오랫동안 수십 만 년 동안 이렇게 땅 속에 갇혀있던, 얼어있던.

 

김봉래 : 땅이 녹는 거죠.

 

민정희 : 그렇죠. 그 안에 그런데 뭐가 있냐면 동식물의 사체가 있어요. 그러면 녹으면서 이게 썩기 시작하죠. 썩기 시작하면 거기서 메탄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게 벌써 동토층이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몇 년 전에 시베리아에서 순록이 한 2,000 마리가 죽은 적이 있어요. 그게 동토층의 해빙에 따른 결과였거든요. 그래서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위기인 것은 맞습니다.

 

김봉래 : 특히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도 더 지구의 치명적이다 그런 내용이 이 책에도 나와 있더라고요.

 

민정희 : 네.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지수를 1로 보면요. 거기에 26배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메탄이 되게 심각한, 그보다 온난화 지수보다 더 큰 도시가스도 많이 있습니다.

 

김봉래 : 사실 그렇게 보면 굉장히 암울하다 이렇게 볼 수가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뭔가 해야 된다 이런 건데, 데이비드 로이 씨는 이 생태위기 문제를 불교와 연결지어 본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연 불교가 답이 될 수 있는가, 뭐 늦었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또한 알 수 없다 그런 입장에서 연결을 지어본 것 같은데, 번역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민정희 : 저는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우리가 다른 생명체를 비롯해서 자연 그리고 다른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라는 게 이 책의 가장 핵심 포인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뭐냐면 우리가 다른 존재들과 분리되어 있다, 별개의 존재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연관되어 있고 상호의존하고 있고 이런 것을 알아야 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인데, 사실 이게 바로 불교의 무아(無我)이고, 무상(無常)이고, 연기(緣起)잖아요. 연기적 세계관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예들을 이 책에서는 많이 들고 있어요. ‘나는 없다’는 표현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하나의 깨달음이고 새로운 깨달음이고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저는 그런 점에서 불교가 굉장히 생태위기에 답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은 이 생태위기라고 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연과 다른 존재를 우리랑 별개의 존재로 보면서 파괴하기 시작한 거잖아요.

 

김봉래 : 그렇죠. 개발.

 

민정희 : 물론 거기에는 서구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이 기본이었고 자본주의적 시각도 있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불교의 연기적 세계관이 사실은 생태위기의 큰 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다른 종교에서 벌써 연기적 세계관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하고 있거든요. 뭐 프란치스코 교황도 ‘찬미받으소서라고 하는 그 사회적 교리를 2015년에 발행하면서 그 안의 내용을 보면 핵심적인 내용이 연기에요. 어떻게 보면.

 

김봉래 : 그러니까 불교의 핵심, 3천 년 전에 이야기 했던 부처님 말씀을 다른 종교에서 가져다 쓰는 경우가 되는데, 뭐 진리니까 가져다 쓸 수는 있겠는데 어쨌든 그렇게 보면 불교가 이 순간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면 불교 교단의 존립기반 자체도 없어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 생태위기는 다른 한편에서는 불교의 위기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이러한 내용을 또 데이비드 로이가 많이 서술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존의 어떤 전통적인 불교 해석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양 측면을 또 고루 이야기 하면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많이 제시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셨어요.

 

민정희 : 데이비드 로이가 불교의 현실을 잘 꼬집고 있다고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불교는 인도에서 출발해서 아시아로 거쳐서 서구에 전달이 되었는데 아시아 불교 전통도 그렇지만 서구의 불교도 마찬가지로 붓다의 근본 가르침을 잘 이해하고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을 잘 꼬집었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대표적인 게 마음챙김 수행에 관한 부분이죠. 이게 그냥 하나의 뭐 치유 방법, 어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 고통의 치유 방법으로만 이해되거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그 다음에 명상을 통해서 아니면 선(禪)을 통해서 깨달으려고 하는 게 목적이 열반이라고 하는 건데 그 열반은 마치 이 현실에서는 동떨어진, 현실과는 거리가 먼 열반의 문제로, 깨달음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거든요. 이 두 가지 문제가 어떻게 보면 진짜 이원론적인 세계관하고 똑같은 거죠. 우리가 비판하고 있는.

 

김봉래 :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을 나누는 시각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민정희 : 그렇죠. 그게 지금의 생태위기를 만들어낸 우리의 세계관이고 생각하는 방식인데 그것을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고 이 저자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죠.

 

김봉래 : 어떻게 보면 불교의 이원론은 조금 다를 수는 있죠. 정말 친환경적인 승가생활, 공동체를 3천 년 동안 유지해온 아주 대표적인 단체가 불교 교단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반을 피안의 세계로만 봤을 때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일고 있는 명상 붐이라고 하는 것이 개인 영역에서 마음의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좋지만 우리가 잘못해서 거기에만 머무르고 어떤 대사회적인 문제, 인류 공통의 문제에 눈을 감는다면 그것은 문제다.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정말 투신해서 지구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그런 인격형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명상이다. 그 명상의 힘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민정희 : 그것도 저는 동의가 됩니다. 한편으로 명상의 문제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명상이 가진 힘이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그런 감정이라든가 마음이라든가 이런 것을 살피고 이렇게 섬세해지는 것이죠. 자기 마음에 섬세해지면서 다른 존재에도 민감해지는.

 

김봉래 : 그렇죠. 그것을 불교적인 용어로 자비심이다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자비심이 계발되어서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죠. 저절로 그것이 주위에 연결이 되어서 퍼져 나가는 그런 거거든요. 그래서 ‘상구보리 하하중생’이 저절로 되는 형태인데. 지금 대승 북방권의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그런 어떤 좋은 보살도 실천 지침이 지구환경 문제까지도 저절로 확대 적용이 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측면을 데이비드 로이는 안타까워하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민정희 : 그래서 명상을 통해서 우리가 다른 존재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것들을 알게 되는 것. 그래서 그게 생태위기 해결에 어떤 동력이 되고 그렇다는 점은 지적을 하고 또 하나는 미국에도 시민운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하다보면 사실 생태위기라고 하는 것, 기후위기라고 하는 것 굉장히 거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하다보면 지치잖아요. 그런 에너지가 소진되는 그런 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거죠. 명상이.

 

김봉래 : 그렇죠. 기본 원리를 또 제공하고 있고 인격의 변화까지 가져가기 때문에 굉장히 힘이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사무총장님은 지금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활동을 또 하고 계신 거 아니에요? 그 쪽 활동은 좀 어떻습니까.

 

민정희 : 우리 단체가 2017년 4월 26일에 출범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그런데 이 단체가 사실은 역사를 좀 되짚어보면 2012년에 사실 구성이 됐거든요. 2012년 스리랑카에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종교 간 대화가 있었어요. 그것이 아까 말씀드린 아이넵이라는 단체에서 회의를 주최를 했고, 그 때 아시아에 있는 종교들은 거의 다 왔었죠. 카톨릭, 개신교, 불교, 힌두교, 바하이, 애니미즘까지 왔었는데 그래서 한 200여 명의 종교 지도자들 그리고 뭐 지역사회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와서 회의를 3박 4일 동안 했었어요. 그 다음에 구성이 된 게 이 ICE 네트워크(Inter-religious Climate and Ecology Network)에요. 그러다가 실제로 인적으로는 네트워크가 되어 있는데 활동을 하려면 뭐 재원도 필요하고 조직도 필요한 것이잖아요. 그 조직 구성을 저희가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아이넵에서 요청을 해서 저희가 작업을 2015년부터 해서 2017년에 출범을 했고, 그런데 당시만 해도 불과 몇 년 안됐지만 불과 몇 년 안 된 일이지만 그 때만해도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많이 없어서 사실 대표님 모시기도 굉장히 어려웠었거든요. 몇 년 간은 조직기반, 재정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다보니까 많이 활동을 못했고. 사실 저희는 아시아 단체에요. 저희는 한국 단체가 아니고. 그래서 아시아에 있는 파트너 단체들하고 우리 회원단체들하고 협력을 많이 했었어야 하는데 그게 좀 많이 부족했고요. 물론 유엔기구 쪽에는 좀 많이 갔습니다. 저희가 가서 국제적인 종교 단체들 하고도 교류를 하고 협력을 했었는데 그랬는데 활동을 많이 못했고, 지금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의 종교인들과 청년 리더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후위기 인식교육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고요, 그리고 기후 적응 사업으로는 유기농을 하는 청년농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첫 스타트들을 올해 부탄의 유기농 하는 청년농부를 지원하기 시작했는데요. 그것을 좀 확장하는데 뭐 적용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한 부분으로 유기농을 지원하는 것이고 앞으로는 조금 더 분야를 확장시켜서 아시아에 있는 다른 협력단체들하고 같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 그런 것들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를 같이 협력하려고 합니다.

 

김봉래 : 네. 지금 뭐 지구 위기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그런 교육의 문제, 실제로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실제적인 사업들, 이런 것을 진행하다보면 인력이나 재정이나 여러 가지 부족한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공감을 어떻게 더 확산시켜 나가는 문제인 것 같은데 어쨌든 코로나 덕분에 일부 환경이 개선되는 그런 부분도 우리가 직접 봤거든요. 그것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영향을 줄 것 같기도 한데, 불교의 역할 수행의 역할이 주목받을 것 같은데, 어쨌든 불교권에서 오랫동안 시민단체 운동을 해오시면서 여러 가지 기여를 하셨지만 현재 불교권에서 진행되는 기후변화 관련 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조금 평가를 하고 계세요.

 

민정희: 불교기후행동이 올해 6월에 구성되어서 제가 거기 출범식에도 참여를 했었는데요. 저는 이제 기후위기비상행동이라는 단체에서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거기 안에 들어와 있거든요. 불교기후행동이 꽤 많은 사찰과 불교단체들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또 출범 이후에 불교기후행동학교라고 해서 불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교육활동도 하고 있고. 또 광화문에서 매주 목요일 날, 1인 시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작년보다는 많이 불교 쪽의 기후 행동이 많이 늘어났다고 보고요. 잘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보완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저는 보는데요. 제가 이 이야기를 9월 22일인가요, 종교인 선언 한 거 아시죠? 다른 종교 단체들하고 같이. 총무원장 스님도 나오셔서 했지만 그 종교인 선언에서도 이야기 했던, 제가 발제하면서 이야기했던 것이 뭐냐면 불교만의 어떤, 각각의 종교가 가진 특성을 잘 살려서 그 운동을 해줬으면 좋겠다. 다른 시민단체들이 하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불교적인 방식으로, 불교의 교리를 잘 활용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방향이 뭘까. 그러면 저는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로이가 강조했던 것은 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했던 것은 저는 다른 존재와 관계 맺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했잖아요.

 

김봉래 : 예. 다른 존재와 관계 맺는 방식.

 

민정희 :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는 거죠. 그러니까 자연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는 건데, 저는 그게 연기적인 세계관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단지 개인의 수행이라든지 개인의 행복 추구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사실 고통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인 어떤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잖아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래서 이것을 볼 수 있도록 그 관계의 여러 가지 시스템, 제도, 문화적인 요소, 사회적인 요소, 그런 것을 통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신자들이 볼 수 있도록, 그런 인식의 전환을 위한 교육들을 해줬으면 좋겠고. 네. 그리고 저는 사찰이 좀 가난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돈이 가져 온 문제들이 좀 많이 있잖아요. 그래서 승가의 공동체성이 좀 회복이 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뭔가가 그런 운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니까 단지 온실가스를 얼마 줄이고 하는 그런 운동은 저는 아니어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이게 생태위기라고 하는 것이 에너지를 줄이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되게 복합적으로 이 위기를 만들어낸 것인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삶의 방식하고도 연관이 되는 거고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연관이 되는 것인데. 그래서 결국에는 자기 자신도 바꾸고 우리 개인도 바꾸고 사회적인 여러 가지 구조나 시스템을 바꿔나가려면 그런 교육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봉래 :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자 그런 얘기가 되는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우리 불교계에서도 더욱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생태적인 삶을 우리가 살아 나가는 데 앞장 설 수도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혹시 우리 불교 종단이라든가 특히 저희 불교방송 같은 불교매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계실까요.

 

민정희 : 지금 일어나고 있는 기후위기를 비롯한 생태위기 문제를 좀 더 어떤 현상적인 것만 다루지 않고 근본적인 대응방안, 행동 이런 것들이 뭐가 있는지를 소개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또 종단 같은 경우에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나서야죠. 사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관심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실제로 보여 지는 모습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전국에 사찰에서 신도들을 이런 방향에 대해서 교육을 하고 실제로 생태적인 사찰로 거듭나야 될 뿐만 아니라 그리고 종단의 수장이신 총무원장 스님은 정치인들도 많이 예방 받으시잖아요. 그러니까 그럴 때 정부가 또 여당이 해야 될 일에 대해서 책임 있게 해달라고 촉구하는 것도 좀 필요한 것 같고요. 사실 종교가 그런 역할을 해야지 불교가 그런 역할을 해야지 저는 된다고 봅니다.

 

김봉래 : 그래요. 자.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됐는데요. 우리 민정희 사무총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는데 앞으로 활동의 어떤 비전이랄까요, 그런 거를 마무리 말씀으로 주시면서 오늘 인터뷰를 마칠까 합니다.

 

민정희 : 제가 일하고 있는 단체에서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교 기반 단체들이 주축이 되어서 기후위기에 대응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은 더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고 하고요. 실질적으로 아시아에서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또 그 기후위기 피해의 영향을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김봉래 : 네. 그렇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정희 : 감사합니다.

 

김봉래 : 지금까지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민정희 사무총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김봉래 : 네. 여러분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민정희 사무총장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기후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역시 인식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들 각자가 다른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한데요,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하나다. 그런 태도에서 문제의 해법이 나올 수 있다, 그런 말씀으로 이해를 합니다. 기후문제 해결에도 우리 불교가 앞장서서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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