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수입 결정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언론 보도의 객관성 논의가 우리 사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일부 신문사들의 편향된 보도를 문제 삼아 이들 신문사에 광고를 게재하는 기업의 상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네티즌이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리고 대규모 촛불집회의 단초로 작용했다는 한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광우병의 위험에 대한 맥락을 강조하기 위하여 사실과 다른 상황을 전달하는 무리한 보도를 하고 말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정 신문사들에 대한 네티즌의 광고중단 압력과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비판 모두 결국은 언론보도가 정확한 사실에 입각하고 균형 잡힌 보도가 아니었다는 뼈아픈 지적입니다. 우리 언론은 오랫동안 정치적 이념에 따라 심각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 왔습니다. 2004년 이른바 탄핵정국에서도 언론의 객관적 보도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지만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못했고, 현재의 미국 쇠고기 사태를 둘러싸고도 언론계의 갈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언론들이 이전투구로 비추어지는 반목을 중지하고 자신들의 보도 태도를 국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숙고해야 할 때입니다. 광고중단압력에 대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며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결정만을 내세우며 자신들에게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또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도 광우병의 심각성을 전달하는데 상황이 너무 급박하였다는 정황만을 강조하는 것도 역시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합니다.




  신문과 방송 모두 자신들이 은연중에 지향하는 정치이념을 국민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는지 그로 인해 사실성과 균형성을 상실하지 않았는지 자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객관적인 보도 원칙에 어긋난 점이 있다면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밝히고 사과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든 언론들이 국민들에게 외면 받고 말 것입니다.




  언론의 객관성은 언론인 스스로의 엄격한 실천규율과 끊임없는 자성을 통해서만 지켜질 수 있다는 평범한 문구를 되새기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관규(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