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지 40년 만에 우리나라도 첫 우주인을 탄생시키며, 본격적인 우주시대의 개막을 알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오는 12월 전남 고흥 ‘나로 우주센터’에서 국산 과학기술위성 2호를 쏘아 올리는 등 2015년까지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을 확보해 세계 10위권 우주강국에 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나아가 2020년에는 달 탐사궤도 위성을, 2025년에는 달 탐사 착륙선을 쏘아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들게 됩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런 우주를 경원의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인간이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 물, 산, 동물 등 자연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샤머니즘을 포함해 지구상의 대다수 종교들 역시 이렇게 전지전능한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존재를 내세워 인간의 구원과 기복을 갈망해왔습니다.


 하지만 불교만은 인간이 우주의 주체라고 말합니다. 죽, 인간의 내면에는 무한한 능력이 잠재돼 있으며, 이를 일깨우는 방법은 바로 모든 중생들에게 깃들어 있는 부처의 성품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중생은 부처의 성품을 간직하고 있다는 ‘일체중생 실유불성’은 또한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는 말과 상통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게인 이 말은 중생의 존엄하고, 고귀함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유정물은 물론이고, 무정물까지 부처의 성품을 간직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천태종의 맥을 잇는 담연 스님은 “유정과 무정의 본성은 모두 불성이 있다”고 했고, ‘화엄경’에도 “초목과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비로자나불의 현현”이라 했으니 결국 우주 만물이 바로 중생이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점을 망각한 채 살고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반면 인간을 제외한 뭇 중생들은 많은 피해를 입어왔습니다. 지구온난화와 오존층 파괴 등 제 현상은 물론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 에이즈 등 세세한 문제들 모두 인간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서 뭇 중생에게 피해를 준 사례라 하겠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탄생게를 떠올리며, 자연에 대한 사랑과 환경보호의 실천을 서원합시다. 이를 통해 불성을 지닌 뭇 중생들과 어우러지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합시다.


 인간은 인간 이외의 다른 종들의 지배자가 아닙니다. 그들과 함께 현세를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일 뿐입니다. 부처님은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自他不二)고 가르치셨습니다. 올 부처님오신날을 ‘나를 사랑하듯, 항상 남과 뭇 중생을 사랑하는 불자가 되는 전환점으로 삼으시길 바랍시다.


 뭇 중생에 대한 자비심은 우주시대에 선진 국민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입니다.



월도스님(천태종 총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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