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정책과 좋은 정책’ 한 나라의 번영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2007년 짐바브웨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초토화되었고 1940년때 까지 승승장구하던 아르헨티나는 선진국 대열로부터 영영 멀어져 버렸다. 1920년대 러시아, 1950년대 중국, 1960년대 탄자니아 역시 잘못된 정책으로 백성들을 궁핍으로 내몬 대표적인 사례들에 속한다. 반면에 1950년대와 60년대에 걸친 서유럽의 재건, 1990년대 동유럽의 부활, 지금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모두 좋은 정책으로 일어선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이 시대의 지성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논객 기 소르, <경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문학세계사)는 좋은 정책과 나쁜 정책이 가져온 역사적인 경험들 뿐만 아니라 둘 사이를 제대로 구분하는 지식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은 거의 같은 양의 노동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로세 부담도 거의 비슷하였다. 현재는 미국이 유럽보다 국민 일인당 40% 많은 생산을 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잘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인들은 추가 노동을 해서 60%를 자기 몫으로 할 수 있지만, 유럽인들은 40%만을 가지고 갈 수 있다. 유럽인들의 노동에 부과된 가혹한 세금이 미국과 유럽의 차이를 낳게 된다. 프랑스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워드 프레스콧 교수는 잘못된 정책의 효과를 이렇게 말한다.




  “노동에 대한 세금을 60%에서 40%로 낮추면 프랑스인들의 노동시간은 6.6% 증가하고 노동인구 당 구매력은 19% 증가한다. 이런 모델이 상당 기간 역동적으로 지속되면 노동량의 증가는 누적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 세금의 감소로 발생한 추가 성장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실업은 자연히 줄어들 것이다.”




  결국 1980년대부터 미국이 세금을 낮추는 정책을 사용한 것이 미국과 유럽의 격차를 낳게 된다. 이 처럼 좋은 정책과 나쁜 정책이 가져온 결과의 차이는 수없이 많다. 고문서에 따르면 중세의 상업 주역들은 제노바인들과 마그레브인들이라 불리는 두 집단이었다. 두 민족 모두 유능한 협상가들이었으면 활동적이고 진취적이었다. 제노바들은 공동체들 간의 교섭이 아니라 개인대 개인의 교섭이 상거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에 반하여 마그레브인들의 경우는 조직과 공동체의 연대감과 개인의 참여의식은 가문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제노바인들은 주식회사 제도를 고안하여 개인 각자가 위험부담을 떠안는 제도를 채택하였는데 반하여 마그레브인들은 연대감에 바탕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위기는 가문의 위기로 연결되었다. 때문에 그들의 야망은 제한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제노바인들은 법치로 국가를 다스리게 하기 위해 약한 정치권력, 그리고 자신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정치권력을 만들었으면 훗날 이 도시국가모델은 이탈리아 모델이 되어 근대 대국들이 출현하기 전에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 제노바는 좋은 제도 덕택에 오랫동안 상권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마그레브 상인들은 오래 전부터 아랍세계에 있던 유대인 상단들에 흡수되어 흔적이 사라져 버렸다. 개인의 열정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열정을 분출 방향을 결정하는데는 좋은 정책과 제도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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