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달 우리정부가 5만톤의 옥수수를 북측에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증오한다던 미국이 제공하는 옥수수는 받아들이는 차별적 선택을 했습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북측태도는 대단히 잘못되었습니다. 북측 지도자는 옥수수를 필요로 하는 북측 인민의 생존권 대신에, 우리 새 정부를 골탕 먹이는 정치적 선택을 한 것입니다.



   북측의 식량지원 거부 결정은 참으로 안타까운 결정이고, 잘못된 결정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는 북측이 우리측 옥수수 지원은 거절하면서, 미국측 식량지원은 받아들인 차별적 태도는 ‘식량지원을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문제까지 대외전략의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주는 것을 외교정책도구나 외교적 지렛대로 사용해서는 결코 안됩니다”. 이 말은 성경구절도 아니고, 인권운동가의 말도 아닙니다. 2008년 6월 18일 미국의 보수적인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에서 미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가 한 말입니다.




   막강한 군사적 힘을 앞세워 외교문제를 해결해온 미 국무장관이 왜 이렇게 종교지도자 같은 메시지를 대북외교의 원칙으로 설정한데는 다음 몇 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현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자’가 되는 것이 ‘현실주의자’라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봅니다. 식량지원을 결정한 미국정부에 대해 북한주민들의 적대감은 크게 완화될 것입니다.




   둘째, 핵문제 해결의 진전국면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는 절묘한 대북외교의 수순으로 보아야 합니다. 북한이 2단계 합의이행의 상징적 조치로 ‘냉각탑 해체’를 내외에 보여주었고, 약속한 핵활동 신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부시행정부는 테러지원국해제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미국은 R북핵문제의 ‘진전국면’에 쇄기를 박기 위해 북한당국의 신뢰를 얻으려 한 것입니다. 북핵문제로 인한 미국과 북한 간의 불신을 상징하는 냉각탑이 해체된 자리에 새로운 북미관계의 신뢰탑을 세우려는 노력으로 봅니다.




   갈증이 심하게 난 상태에서 목을 축여주는 ‘첫 모금의 물맛’은 뒤에 ‘배를 부르게 하는 한 통의 물맛’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식량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주민과 미국 시민 간에 새로운 신뢰관계를 여는데 중요한 모멘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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