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에서는 1천76명의 재가신도들이 모여 하안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9월 6일 이들은 모두 한 달 간의 용맹정진을 마치고, 결제식을 봉행했습니다. 이 기간에는 구인사 안거에 참여하지 못한 수천 명의 불자들이 천태종 전국 모든 사찰에서 매일 새벽까지 수행하며 안거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안거는 광우병 파동에 이어 불교계의 종교차별 규탄이 이어지는 등 사회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실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구인사 1천여 명을 비롯해 수천 명의 재가신도들이 전국 각 사찰에서 안거에 동참했습니다. 이런 구도 열정은 불교를 유지하게 하는 밑거름이요, 종교차별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입니다.





   천태종은 한국불교에서 유일하게 재가신도의 안거가 제도화돼 있는 종단입니다. 매년 동안거와 하안거로 나뉘어 재가신도의 안거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안거가 어느덧 95회를 맞았습니다.  성불(成佛)에 출.재가의 구분이 있을 수 없음에도 안거는 출가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를 재가신도에게 확대한 것은 한국 천태종의 중창조인 상월원각대조사께서 주창한 천태종 3대 지표의 하나인 ‘대중불교’와 맥을 함께 한다고 하겠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는 ‘우기(雨期)’인 여름철에 수행자의 안전을 지키고, 초목과 벌레들의 살상을 막기 위해 안거를 시행했습니다. 이에 비해 요즘의 안거는 사회생활로 수행과 지계에 어려움을 겪는 출․재가가 정해진 기간 동안 ‘깨달음을 향한 수행’이란 불교 본연의 목표에 매진하도록 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때문에 사회나 불교계가 처한 형편과는 무관하게 안거수행은 권장돼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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