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무척 뒤숭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라에 문제가 많은 것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여러 현상을 보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경제는 그린스펀 전FRB의장의 말처럼 ‘100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위기’ 국면이라는데, 우리에게는 그런 위기감이 없습니다. 서민생활은 심각한 위협 속에 있는데, 정치인들은 촛불정국으로 몇 달을 보내고, 정부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더 문제는 사회를 지탱해 주는 기본적인 것들이 너무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법규를 위반하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사회,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회, 경찰을 때리고 조롱하는 사회, 부끄럽지만 그것이 우리의 현 모습입니다. 기본이 무너진다는 것은 그 사회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본이 무너지면 사람들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거래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법입니다.





  선진국의 공통점이라 하면 한마디로 기본에 충실한 사회라는 점입니다. 우리에게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안겨준 히딩크의 리더쉽도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먼저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타인에 대한 존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는 사회라는 것을 부정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데 유독 인색합니다. 조선시대의 사색당쟁을 보거나 6.25 골육상잔의 비극을 보면 그 인색함이 지금만의 일은 아니란 생각도 들지만, 근래 이것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쟁의식이 극에 달하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적대적 감정도 늘어난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견해에 대해 참지를 못하고 인간적 미움까지 보입니다. 좌와 우, 보수와 진보란 나눔에 민감해지고, 정치권이 이를 교묘히 이용까지 하니 그 후유증을 심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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