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청와대는 역대 어떤 대통령의 방미보다 알찬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했습니다. 청와대는 한미 우호관계를 ‘전략적 동맹관계’로 발전시킨 것을 최대 성과로 꼽았고, 한미 FTA 조기 비준 추진, 북핵 폐기 공조, 주한미군 추가 감축 중단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는 청와대의 자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지불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가장 큰 뉴스거리가 된 쇠고기 개방을 놓고 이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쇠고기를 먹던 서민들이 시장 개방으로 오히려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차피 쇠고기 개방이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면, 선수를 치는 것은 좋은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로부터 많은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통령은 한미 FTA의 순조로운 비준을 유도하기 위해 쇠고기를 미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한미 FTA가 이대통령의 낙관대로 조속한 시일에 비준이 이루어질까하는 의문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레임덕이기 때문에, 미국의 FTA 비준은 차기 정부로 넘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스스로 장사꾼이라고 자칭하는 이대통령은 현찰과 다름없는 쇠고기를 어음과 마찬가지인 FTA 약속과 맞바꾼 꼴이 된 것입니다.


더불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은 내가 생각해도 심했다 싶을 정도로 (바쁜) 스케줄이 짜여졌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일꾼이고 부지런함과 의욕이 넘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방미기간 동안 일정은 바빴지만, 정작 미국 차기 대통령 후보는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은 피말리는 경선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일찍이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멕케인은 왜 만나지 못했는가 묻고 싶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기간에 공교롭게도 교황과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연히 교황과 영국총리가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첫 외국방문을 조정한 청와대는 일정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주려는 듯 삼성이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즈에 방문과 관련된 전면광고를 냈습니다. “배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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