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우리 신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하여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지꺼리를 퍼부음으로써 또 다시 우리를 너무 실망시키고 말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하여는 국가원수 모독에 가까운 비난을 몇차례나 반복하였다. 지난 10년동안 인도적 지원, 경제협력, 남북사회문화 교류 등 갖은 명분을 만들어서 북한에 많은 지원을 해 주었는데, 한두마디 말을 꼬투리 삼아 그 동안의 신뢰와 기대를 모두 뒤집어 엎고 말았다.


북한이 이처럼 비정상적이고 돌출적인 행태를 자주 보이며, 예측 가능한 국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예측 가능했지만, 설마 이제는 좀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없지는 않았다. 이제 북한을 정상국가화하는 근본 방법에 대하여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한다.


흔히 아동교육학에서 정립된 이론의 하나로 미성숙 아동들이 부모로부터 장난감이나 기타 목적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하여 떼를 쓰는 일이 많은데, 떼쓰기의 방식으로는 처음에는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관심끌기, 힘겨루기, 나아가서는 보복을 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부모가 떼를 쓰는 아이에게 이기지 못하여 원하는 것을 들어줄 때는 정상적인 아이로 성장시키기가 어려워진다. 떼쓰기 행태가 더욱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부정적 관심조차도 악동의 기질을 강화시킬 수 있다.


바람직한 대처방안은 잘못된 행동에는 무시하고 불필요한 시중을 들어주지는 않는 것이다. 힘겨루기에서 한발 물러나서 잠시 진정해야 한다.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벌을 주는 방식을 피해야 한다. 바람직한 행동을 형성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 기본중의 기본이다.


이처럼 무관심이 최고의 수단이 된다. 이 때 무관심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행동을 할 때까지 참고 인내하고 기다린다는 뜻이다. 나의 자녀이기 때문에 당장 달라는 것을 주고 싶지만 버릇없는 아이가 되고 만다. 원칙을 설명하고 따라오도록 기다리다가 결국 태도를 바꾸고 돌아올 때 포용해주고 칭찬과 보상을 주는 것이다. 정상적 자녀 성장이라는 목표가 없으면 강한 자극에 말려들고 만다.


북한이 남한에 대하여 정상적인 태도로 바꿀 때 우리는 북한이 미국 및 일본과 국교정상화 목표를 실현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으며, 그리하여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이 정상국가화 되기 위해서는 우선 남북관계의 정상화부터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이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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