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북풍을 꺽을 수 있을까?>

어제 오후 5시 서대전 사거리 광장.

노무현과 정몽준의 첫 공동유세.

추운날씨 속에서도 3천여명의 군중집결.

전부 다 노무현을 상징하는 노란목도리와
정몽준을 상징하는 빨간 스카프와 목도리를 두르고
인산인해를 이룸.

그러나 70%이상이 다 노사모와 몽사랑.

재미있는 것은 곳곳에 만원짜리 세는 아줌마들이 눈에 띄더라는 것이죠.
다가가 물어보니 깜짝놀라 부인하고 도망가고...
아니, 무슨 돈이냐고 묻지도 않았는데 무조건 아니라고 도망을 갑니까?

대대적인 조직과 돈이 살포된 느낌.
물론 지금까지 다녀본 그 어떤 집회보다 준비를 많이 했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특히 광장공원 바닥전체를 도화지 삼아 그린 그림을
노무현과 정몽준이 마지막에 뜯는 이벤트는 압권이더군요.

일단 입구에서부터 두 사람 손을 잡고 명계남의 사회속에
50여미터를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입장.

단상에 올라 손을 잡고 번쩍들기 시작.
군중들에게 함께 인사하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 취해주고...

이 때 정몽준 누구에겐가 받은 꽃다발을 군중속으로 던지는
세리모니를 연출하더군요.

연설대에 올라 정몽준이 먼저 연설하고
노무현이 나중에 연설했는데 이 때 노무현 관계자들은
정몽준에게 노란 목도리를 두르게 할려고 안간힘을 쓰더군요.

어제 오전 국회에서 집권후 공동정부 약속하고
정몽준은 청주 등을 거쳐 대전으로 오고
노무현은 용인, 평택 거쳐서 대전으로 왔죠.
그러니깐 대전에서 만나 오는 길이었죠.

자리나눠먹기나 밀약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집권 후 공동정부를 약속하는 워딩이 많았죠.

정몽준:
그 동안 저를 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보내준 성원의 2,3배를 노무현 후보에게 보내주십시오.
낡은 정치를 청산할 유일한 후보가 노무현 후보입니다.
나는 노무현 당선후에도 5년 동안 노무현과 함께 갈 것입니다.

노무현:
나의 승리는 정몽준 대표와 온 국민의 승리이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정몽준 대표가 메꿔주실 것이다.
나는 정치개혁을 위해 집권후에도 정몽준 대표와 정례적으로 만나
국정을 협의할 것이고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다.
당선후 취임이전 정몽준 대표을 대북특사로 임명해
미국, 북한, 중국을 방문하도록 일을 부탁할 생각이다.

*노무현의 재미있는 워딩 하나!!

정몽준 뒤에 연설을 한 노무현...
높이 올라간 마이크를 낯추면서
키 큰 순서로 대통령이 됐으면 나는 영락없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이회창 후보보다는 크다.
정몽준 대표와 내가 함께 했으니 우리는 키 큰 팀이 아니냐...

*어제는 정몽준의 날이었습니다. 노무현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옛날 국민통합21 출입할 때 몽따라 다닐때도
유독 대전과 충청도의 몽의 인기가 정말 대단하구나싶었는데...
어제 집회를 마친 뒤 일반시민들이(노사모, 몽사랑은 분명 아니었음)
정몽준의 손을 잡을려고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북새통을 이뤘죠.

한마디로 정몽준은 있고 노무현은 없는 첫 유세였죠.

또 첫 유세치고는 너무 파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둘이 손을 잡고 그림을 만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정몽준의 지분이 이미 다 유권자의 지지에 반영된 느낌이 들더라구요.
특히나 5분의 주어진 연설시간도 다 못채운 정몽준...
노무현을 보고는 절대 웃지 않았습니다. 군중들을 보고는 웃어도...

단풍이 북풍을 꺽을 수 있을까?

어제 기자들의 최대화두였지만 화려했던 겉보기 등급만큼
속내는 비지않았느냐가 대다수 기자들의 평가더라구요.
이를 눈치챘는지 김현미 등 행정실, 당직자들의 얼굴도 어두웠구여.

오늘 부산에서의 두번째 공동유세은 어찌될지...

노무현, 정몽준 말끝마다 국민을 내세우지만
그 국민때문에 정몽준이 울며겨자먹기로 따라 나선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이 돌아오는 차속에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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