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신현림 지음/글로세움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나는 잠들지 않습니다.
나는 천의 바람, 천의 숨결로 흩날립니다.
......

오랜 세월 슬픔 속에서 읽혀 온 한 편의 시가 있다. 마릴린 먼로의 25기 때에도 낭독되었고, 911 테러 1주기에서 아버지를 잃은 한 어린 소녀가 암송해, 많은 사람들을 눈물짓게 한 시.

그러나 널리 사랑받는 작품임에도 언제, 누가 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 시들이 죽은 자를 그리워하고 위로하는 시라면, 원작자 미상의 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죽은 자가 산 자에게 보내는 특별한 편지이다. 대지를 떠도는 바람처럼 이제는 무한 자유 속에 유영하는 영혼이 천국에서 보내온 메시지와 같은 시다.

포토 에세이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영미권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한 편의 시를, 신현림 시인의 사진과 에세이로 풀어낸 것이다. 신현림 시인은 시행 하나 하나에 그와 잘 어울리는 사진 한장을 끼워 놓았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유명해 진 것은 영국 청년 스테판 때문이었다. 1989년 24세의 영국군 병사 스테판 커밍스는 IRA(아일랜드 공화국)의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생전에 스테판은 무슨 일이 생기면 열어 보세요 라며 한 통의 편지를 남겼다.

사후 개봉된 편지에는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들어 있었다. 장례식 날, 아버지는 아들의 편지를 낭독했다. 그가 시를 읽는 장면은 BBC 방송을 타고 전국에 알려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의 복사본을 구하려 했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지난 60년간 가장 많은 리퀘스트를 받은 영시가 되었다.

2. 참선일기 - 잠든 나를 깨우는 100일간의 마음 공부

김홍근 지음/교양인

스페인 마드리드대학에서 옥타비오 파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명한 중남미 문학 연구자이며, 동-서양 사상을 폭넓게 공부해온 저자 김홍근. 그는 20대 후반에 내면에 잠들어 있던 자신과 만나는 현재심 을 경험하고 그 정체를 풀기 위해 찾아헤맸다.

자신 안에서 꿈틀거리는 그 어떤 것의 실체를 찾기 위해 지식을 찾았으나,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참선의 세계를 찾게 된다.

2004년 가을, 유럽과 북미에서 20여년간 선불교를 전파하다 귀국한 현웅 스님을 만나 그의 가르침에 힘입어 실참의 세계에 들어선다. 참선을 진리 실험이라고 표현하는 저자는 20여년 넘게 쌓은 지식 보다 이 짧은 100일간의 마음 공부가 훨씬 더 큰 공부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3. 떠도는 몸들 - 창비시선 246 조정권 시집

조정권 시인은 무위와 운둔을 통해 초월을 지향하는 독특한 시세계를 선보여온 중견시인이다. 대표작은 이미 <산정 묘지>에서 선보였다.

그가 10년만에 신작 시집을 냈다. 강인한 어조오 팽배한 물신주의를 거부하고 정신의 드높음을 추구하던 시인은 이제 지상에 깃든 예술혼의 흔적을 찾아 여러 도시를 유랑하며 나직하고 소박한 어조로 이제 지상에 깃든 예술혼의 흔적을 찾아 여러 도시를 유랑하며 나직하고 소박한 어조로 사막 같은 세상살이를 견디는 쓸쓸한 배애감을 드러내고, 인간 본래의 가난함을 향해 손을 내민다.

시집 도처에서 우리 일상의 남루함이 자연스레 시로 화하는 빛나는 대목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시인의 시선이 일상과 시적인 것의 경계를 넘어선 곳에 머물기 때문이다. 건축, 미술, 음악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 예민한 음악적 감성, 격조를 잃지 않는 절제된 표현들이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모든 이에게 드문 감동을 선사한다.

4. 마음으로 떠나는 산사 체험

유철상 지음/랜덤하우스중앙

저자는 BBS를 비롯해 KBS라디오, EBS 등의 여행소개 프로그램에 여행패널로 참가해 전국 명소를 두루 소개했고 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으로 활동중이다.

그동안 <행복한 가족여행 만들기>, <내 마음속에 꼭꼭 숨겨둔 여행지>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또 2000년 주간불교에 <절 담 넘어 풍경>이라는 칼럼을 1년 동안 연재하면서 불교문화와 사찰의 아름다음에 새삼 눈뜨게 되었다.

이후 5년간 충실한 답사를 거쳐 자료를 차곡차곡 모아두었고 그것이 이 책의 바탕이 되었다. 이 책에 띄어져 있는 정보를 참고삼아 템플 스테이를 하다 보면, 우리 절의 아름다움과 사찰 전통문화의 고결함을 누구나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신도와 비신도의 구분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절을 찾고 그 진가를 깨닫게 되는 것, 그리고 몸과 마음의 평화로움을 누리게 되는 것, 바로 이 책을 통해 이루었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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